달러·원 환율 1500원선 위협… ‘미·중 무역전쟁’ 긴장 고조

2025-04-09     김학형 기자
AI 챗GPT 생성 이미지

미국 행정부가 57개국에 부과한 상호관세(한국 25%)가 9일 오후 1시 1분(현지 동부 시간 9일 0시 1분) 정식으로 발효됐다. 이에 그동안에도 오름세이던 달러·원 환율이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1500원선을 위협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0.8원 오른 1484.0원으로 출발해, 오전 9시 10분께 1487.5원에 이르렀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9년 3월 16일(1492.0원) 이후 16년여 만의 장중 최고치로, 1500원대에 바짝 다가섰다.

서울 외환시장 고시가가 아닌 실제 시중은행에서 거래되는 가격은 이미 1500원선 넘어섰다. 이날 오전 인천공항의 한 시중은행 환전 창구에서는 1달러(USD)를 1549.46원과 맞바꿔 줬다.

달러·원 환율은 상호관세가 정식 발효된 이후 오후 2시 30분 기준 1483원대로 소폭 내렸다.

이러한 환율 오름세는 미국의 57개국 상호관세 부과가 촉발한, 이른바 ‘관세전쟁’에 더해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른 여파로 보인다.

전날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50% 추가 관세’ 계획에 대해 “끝까지 싸우겠다”며 보복 관세로 맞대응을 예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관세를 지난 2일 발표한 34%에서 84%로 50%포인트 상향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기존 20% 관세를 더하면 총 104%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 후폭풍 혹은 부메랑이 가시화되고 있어 글로벌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이 조기에 안정을 찾기 쉽지 않다"라며 "달러·원 환율이 추가 상승압력에 노출되면서 1500원 가시권에 근접했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국제 기준에 따르면 환율은 기준통화를 앞에, 표시통화를 뒤에 놓는다. 그런데 한국은행, 기획재정부나 언론 등은 이를 ‘원·달러’, ‘원/달러’ 환율로 쓰기도 한다. 먼저 나오는 통화를 기준으로 인식하는 국민 정서를 고려한 표기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