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수입 차에 25% 관세 부과… "HMGMA 풀가동해도 수출 20% 감소"

트럼프 美 대통령, 자동차 산업 성장 행정명령 서명 4월 3일부터 부과… 현대차 HMGMA 준공··· 증설에 시간 걸려

2025-03-27     임호동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내달 3일부터 미국에 수입되는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지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인공지능 생성 이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이 현실화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내달 3일부터 미국에 수입되는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지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지난 1월 20일 2기 행정부 집권 이후 철강‧알루미늄, 철강‧알루미늄으로 만든 파생상품에 이은 세 번째 품목별 관세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상황으로, 대응을 하지 못한다면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자동차 산업 성장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가 할 일은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은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라며 “미국에서 만들어진 자동차라면 당연히 관세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정서명에 대한 배경과 방향을 그대로 보여주는 발언이다. 자국의 자동차 산업의 부흥을 위해 미국 내에 생산 공장을 건설하거나 활용하라는 뜻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해외 자동차 회사들이 미국 내 공장이 있지만 활용도가 낮다”며 “그들은 빠르게 미국 내 공장 활용을 늘릴 것이며, 이는 우리 경제에 일자리와 부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외국산 자동차 관세부과로 연간 1000억달러(약 147조원)의 세수 증가를 기대했다.

이번 자동차 관세는 내달 2일부터 발효, 3일부터 시행된다. 4월 2일은 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 국가를 상대로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 매우 강력한 단속을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자동차 산업의 경우 대미(對美) 수출 비중이 높은 상황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 자동차 수출 규모는 347억4400만달러(약 51조원)으로, 전 세계 자동차 수출규모(707억8900만달러)의 49.1%를 차지했다.

즉,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부과에 대응하지 못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  실제 산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 자동차 산업의 대미 수출은 규모 효과 16.3% 감소, 대체 효과 4.2% 감소 등 총 20.5%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현대차그룹의 경우 지난 24일 2028년까지 현지 생산 확대, 제철소 건립 등을 위해 미국에 총 21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27일 '현대차그룹 메타 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준공식을 열고 현지 생산을 본격화했다.

지난해 미국에 170만 8293대를 판매한  현대차·기아는 HMGMA에서 풀가동하면, 미국에서 100만대 정도를 공급할 수 있다. 결국 70만대는 한국에서 관세를 내고 수출해야 한다. 

한국GM의 경우 미국 수출 비중이 90%에 달하는 상황에서 미국발 관세 대응이 어려울 경우 한국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난 상황으로, 미국의 상황을 주시하며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미국 행정부의 관세 압박은 결국 협상력을 바라는 만큼 일부 개별 기업들이 할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다. 상황을 주시하며 정부 대책과 함께 발을 맞춰나갈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