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스틸 포 그린' 선언··· "친환경 혁신으로 탄소중립 실현"
주총서 친환경 철강 생산·신소재 개발 친환경 사업 전략 강화 선언 GFRP 사업 본격 추진··· 탄소배출량 기존 철근과 비교해 약 35% 수준 전력효율 한 단계 높인 ‘하이퍼 전기로’ 공정연구
동국제강이 ‘스틸 포 그린(Steel for Green)’을 내세워 친환경 전환에 나섰다. '스틸 포 그린'은 순환형·저탄소 사회 실현을 목표로 ‘에코 팩토리(Eco Factory)'를 구축하고 친환경 제품 생산을 확대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이다.
동국제강은 철강산업의 경영 환경 악화와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친환경 공정 혁신과 신소재 개발에 집중해 철강산업의 탄소중립화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동국제강은 지난 24일 서울 수하동 본사 페럼타워 페럼홀에서 친환경 전략을 중심으로 한 사업 전환을 가속화하겠다고 선언했다.
동국제강의 탄소배출량이 철강업종 전체의 2% 수준에 불과하다. 동국제강은 오는 2030년까지 기존 대비 10%의 탄소 배출 추가 절감을 목표로 친환경 지속 성장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폐기물 재활용률은 98%에 달한다.
스틸포그린의 세부 전략은 △인천공장 철스크랩 처리장 옥내화 △하이퍼전기로 등 친환경 철강 공정 연구 △국제환경성적표지(EPD)인증 취득 확대 추진 등이다.
최근에는 미국 글로벌 안전환경기관 UL로부터 H형강·열처리후판·비열처리후판 등 총 3종의 환경성적표지를 취득해 미주지역 수출 확대 기반을 마련한 바 있다.
아울러 동국제강은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GFRP)과 같은 친환경 건축자재 시장 진출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주총에서 가장 주목받은 부분 중 하나는 GFRP 제품 개발에 대한 본격 착수 계획이다. 동국제강은 이번 주총에서 GFRP 제품 제조 및 가공·판매를 정관에 추가했다.
국내 주요 제강사 중 GFRP 사업을 본격 추진하는 것은 동국제강이 처음이다.
GFRP는 유리섬유와 폴리머를 결합한 신소재로, 기존 철근보다 강도는 높고 무게는 가벼우며 부식에 강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건설뿐 아니라 선박, 항공,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에도 활용될 수 있다.
GFRP 생산 과정의 탄소배출량은 기존 철근의 약 35% 수준이다.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기조와도 맞물려 있다.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는 GFRP를 건축자재로 적극 도입하고 있다. 국내 정부와 공공기관도 친환경 건축자재 제도 정비에 나서고 있다.
이 외에도 신규 제품군도 공개됐다. 후판을 용접해서 만드는 대형 형강류 제품인 ‘용접형강·디메가빔(D-Mega Beam)’과 ‘유리섬유철근(DK GREEN BAR)’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디메가빔은 충격 흡수와 강성 증가 차원에서 효용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삼영 동국제강 사장은 “국내 대표 전기로 업체로서 친환경 철강 생산에 앞장서겠다”며 “앞으로도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Steel for Green’의 목표 아래 미래 투자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면서 “BH빔 등 신규비즈니스를 본격화하는 등 더욱 신뢰받는 기업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전기로 ‘아크 에코’ 방식 국내 최초로 도입
동국제강은 지난 1996년 전기로를 가동한 철강사다. 2010년에는 전기로 ‘아크 에코’ 방식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인천공장의 에코아크 전기로는 연간 철스크랩 120만t 재활용이 가능하다. 현재 전력효율을 한 단계 높인 ‘하이퍼 전기로’ 공정연구를 2028년 완료할 예정이다.
환경개선 투자도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동국제강은 인천공장 비산먼지 저감 등 환경개선에 4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2022년부터 2023년 4월까지 약 42억원을 들여 부두 포장 및 방진망 공사, 살수설비 추가 설치 등 환경개선 사업을 진행했다. 비산먼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고철 처리장을 옥내화하기로 결정했다.
신재생 에너지 활용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총 125억원을 투자해 포항공장 3개동 지붕 5만평에 태양광 자가발전설비를 구축했다. 신규 설비는 10메가와트(MW)급 자가발전설비로 연간 약 13기가와트시(Gwh)의 전력을 생산해 활용하며 매년 전기료 약 15억원을 절감하고 연 6000t의 탄소 저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동국제강의 이번 행보는 전통적인 철강 제품에서 GFRP와 같은 친환경 건축자재로의 포트폴리오 확장은 미래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업계는 동국제강의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닌 철강 사업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새로운 시장 개척의 포석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