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철강업계 맏형 포스코, 필연적 혁신과 도전
철강은 ‘산업의 쌀’이라 불릴 만큼 국가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소재다. 그동안 포스코가 세계 최고 품질의 철강재를 공급했기에 한국의 조선·자동차·건설 등 후방산업이 세계를 이끄는 대표 업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철강업계는 전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유럽연합(EU)의 탄소 국경 조정제도(CBAM)가 본격화되면서 포스코의 탄소 배출 비용 부담액은 오는 2026년 851억원에서 2034년 약 5589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포스코홀딩스 연간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차지할 수 있는 규모로, 친환경 철강 생산으로의 전환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음을 시사한다.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과 경제 블록화로 인한 불확실한 경영 여건 속에서 포스코가 추구해야 할 길은 명확하다. 원가의 구조적 혁신을 통해 매년 1조원 이상의 원가 절감을 달성하고, 전기로와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통한 저탄소 생산체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
포스코는 철강과 이차전지소재의 균형 있는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철강과 신소재 사업은 그룹 성장을 책임질 쌍두마차이며 함께 초일류로 가야 한다”며 “미래 국가 경제에서 포스코가 소재 부문을 책임지겠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포스코는 세부적인 계획을 구체화했다. 철강 부문에서는 기존 고로(高爐) 방식에서 벗어나 2030년까지 수소환원제철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방침이다. 2050년까지는 모든 설비를 하이렉스(HyREX)로 교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인텔리전트 팩토리’를 구축해 저탄소 제품의 조기 출시에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철강 부문에서는 초격차 제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설비 효율화와 원가 절감을 추진한다. 이는 탄소 배출을 줄인 제품을 조속히 출시해 저탄소 제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함이다. 또한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판매 포트폴리오를 운영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고객과의 상생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차전지소재 부문에서는 시장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염수 리튬과 광석 리튬 사업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2025년 하반기부터는 이들 사업이 본격적인 실적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는 국가 소재산업의 미래를 책임지는 역할을 하고 있다. 포스코는 단순한 철강기업이 아닌, 국가 경제의 핵심 소재를 책임지는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철강업계의 맏형으로서 포스코가 보여줄 혁신과 도전은 국내 산업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야 할 것이다. 포스코가 내세운 ‘미래를 여는 소재, 초일류를 향한 혁신’이라는 비전이 단순한 구호가 아닌, 실질적인 변화와 성장의 원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