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워킹맘인데 지금 아파트를 사도 될까요?”
55세 L씨는 현재 배우자 유족연금 250만원으로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다. 20년 전 남편이 업무 중 과로로 쓰러져서 사망한 후 남편 회사에서 유족연금을 수령하고 있다. 오랜 기간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면서 1남 2녀를 키우다 보니 건강이 좋지 않아 서너 군데 병원에 다닌다. 손가락이 아파서 6개월째 쉬는 중인데 앞으로 일을 계속 해야 할지, 암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서 가입한 보험에 소득의 26%를 지출하는데 계속 불입해야 할지, 전세 만기가 다음 달인데 내 집 마련을 해야 할지 고민스러워서 상담을 신청했다.
- 실업급여 수령이 끝났는데, 앞으로 계속 일을 해야 하나?
상담을 진행하다 보니 L씨는 6개월 실업급여 수령이 끝나고, 유족연금 250만원으로 생활하고 있다. 수입에 맞춰 지출을 통제하면서 알찬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점은 칭찬할 만하다. 하지만 보유한 금융자산이 전세자금 2억원을 포함해 약 2억5000만원으로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자녀 또한 미혼이어서 5년 후쯤에 자녀들의 결혼자금도 필요하다. 다행히 L씨는 유족연금으로 250만원을 종신토록 수령하고 있어서 12억원 정도의 일시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해도 무리는 없을듯하다.
현재 정기예금 매월 이자지급식 1년 만기 이율인 2.85%(20일 기준)를 적용해 12억원을 예치하면 세금 차감 후 매월 약 250만원을 수령할 수 있다.
그런데 L씨는 1억8000만원 정도의 자녀 결혼자금을 준비하고 싶은 니즈가 있다. 이를 충족하려면 월 200만원 이상의 수입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싶다. 전세자금을 제외하면 5000만원 뿐이라서 결혼자금을 마련하려면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자녀들 또한 곧 독립할 계획이라서 월 소득 200만원으로 생활비 충당이 가능할 듯하다. 전세를 유지하면서, 유족연금 250만원을 저축한다면 원금 기준으로 1년에 3000만원, 5년이면 1억5000만원을 모을 수 있다. 원하는 1억8000만원을 마련하기 위해 투자상품에 관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하도록 하자.
- 보험을 계속 유지해야 하나?
L씨 경우 매달 소득의 26%에 해당하는 64만원을 보험료로 지출하고 있다. 보험료는 소득의 10% 이내에서 불입하는 것을 추천하는데, 유족연금 외 소득이 없어서 현재는 과다한 것 같다. 그런데 최근 L씨는 갱년기가 다가와 건강에 이상이 있어서 추가적인 진단을 받았고, 앞으로도 3개월마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위, 유방, 자궁 등 갱년기 여성들의 질환이 L씨에게도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당분간은 암 발병 확률이 높아져 보험을 유지해야만 한다.
- 다음 달 전세가 만기인데 내 집을 마련해야 하나?
L씨의 경우 유족연금으로 매월 250만원의 수입이 종신토록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아파트 매입을 추천한다. 둘째는 캐나다에 거주하고 첫째·셋째는 조만간 독립할 계획이다. 그래서 전철역이 가까운 근처 신도시 49㎡(약 15평) 아파트 매매가격을 조사해 본 결과, 4억원 전후로 구입 가능하다. 취득세도 무주택자이므로 1%라서 400만원 정도면 부담이 적은 편이다. 아파트 매매를 위해 2억원을 대출하고 최대 약 5%의 이자율 적용을 가정하면, 1년에 1000만원의 이자가 발생하고 월 83만원 정도를 지출하게 된다. 이 아파트는 리모델링 이슈도 있는 물건으로 앞으로 10년 후쯤 새 아파트로 변신한다면 매년 이자를 감당할 소득만 있다면 투자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L씨는 아직은 직장생활을 지속하려고 고민하고 있고 유족연금으로 250만원의 수입이 종신토록 유지되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 만약 250만 연금에서 84만원을 제외한 166만원을 매달 대출을 상환한다면 매년 약 2000만원씩 5년 동안 1억원을 상환할 수 있다. 대출 원금을 상환하면 이자도 줄어서 5년 안에는 무조건적으로 대출금 1억원 상환이 가능하다. 그리고 첫째가 6개월 안에 개인사업을 시작한다는데 그때에도 일부 부족한 자금을 아파트 담보 대출로 충당하고 첫째에게 대출금을 상환하도록 하면 될 것이다.
L씨는 자녀 결혼자금 1억8000만원과 내 집 마련 중 무엇을 먼저 선택할지 스스로 고민할 것이다. 전세를 연장하고 목적자금(자녀 결혼자금) 1억8000만원을 마련할지, 아니면 일부 대출을 실행해 아파트를 구입할지 고민하겠지만, L씨의 예상 근로소득 기간은 65세까지인 10년 정도다. 만약 아파트를 구입해 매월 대출 원리금을 상환하는 경우를 선택한다면 자녀 결혼자금은 상환된 대출금을 다시 대출해 사용하고 65세 이후 국민연금 100만원 수령 예정이므로, 그 자금과 유족연금 300만원(물가상승률 반영해 매년 증액)의 일부 자금으로 장기간 대출금을 상환하면 될 것이다. L씨의 50년 넘는 힘든 삶에 연금을 활용한 안정적인 보금자리 마련으로 편안한 노후생활을 맞이 하기를 바란다.
김형리 NH농협은행 퇴직연금 개인마케팅팀 팀장 국제재무설계사(CFP)이자 ‘금융자격증 3종’(펀드투자상담·파생상품투자상담·변액보험판매관리사)을 갖춘 은퇴설계전문가(ARPS). 스타 웰스 매니저(Star Welth Mana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