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글로벌 무역전쟁 본격화··· EU 철강 수입 줄이고, 인도 관세 부과

EU·인도, 美 철강·알루미늄 고율 관세 대응 “철강은 반드시 지켜야 할 전략적 분야”

2025-03-21     신종모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2일(현지시간)부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했다./사진=인공지능 이미지

유럽연합(EU)이 미국의 철강 관세 정책에 대응해 철강 수입량을 최대 15% 감축하기로 했다. 인도도 수입 철강에 12%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글로벌 철강 무역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철강과 알루미늄에 예외 없이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글로벌 철강 무역 갈등의 기폭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은 1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고율 관세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 조치인 '철강·금속 산업 행동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의 핵심은 다음 달부터 철강 수입량을 최대 15%까지 감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시행 중인 철강 세이프가드에 따라 다음 달 1일부터 할당된 수입 물량을 줄이는 골자다. 앞서 EU는 2018년부터 국가별로 지정된 할당량까지는 저율 관세나 무관세 수입을 허용하고 초과 물량에 대해선 25% 관세를 부과해 왔다. 

스테판 세주르네 EU 번영·산업전략 수석부위원장은 “철강 없이 국가가 존재할 수 없는 것처럼 철강이 없다면 화학이나 방위산업도 존재할 수 없겠다”며 “철강은 반드시 지켜야 할 전략적 분야”라고 강조했다.

세계 2위 철강 생산국인 인도도 미국의 철강 관세 정책에 대응해 수입 철강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다. 인도 상무부는 지난 18일 광범위한 철강 제품에 대해 12%의 임시 관세를 200일 동안 부과하는 방안을 무역부에 제안한 바 있다. 

인도 무역구제국(DGTR)은 “임시 보호 조치가 지연되면 복구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중대한 상황이 존재한다”며 “당국은 12%의 임시 세이프가드 관세가 국내 산업에 대한 심각한 피해와 위협을 없애는 데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제안은 30일 동안 수렴하고 구두 청문회를 개최한 후 최종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다. 다만 중국과 베트남을 제외한 ‘개발도상국’으로부터의 수입품에 대해서는 관세가 면제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중국산 저가 철강 제품에 대한 우려를 의식해 지난해 12월부터 중국산 철강에 대한 최대 25%의 세이프가드 관세 부과도 함께 검토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중국산 완제품 철강 수입량은 160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다.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으로 촉발된 글로벌 철강 무역 갈등은 EU와 인도의 대응 조치로 더욱 심화되고, 세계 철강 시장의 무역 흐름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