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 전쟁에 희귀금속 가격 폭등··· 한국 반도체 비상
파운드당 8.25달러··· 중국 수출 규제 이후 38%↑ 중국, 비스무트 세계 생산량 80% 차지··· 글로벌 공급망 압박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제조 비용 증가·원자재 확보 차질
최근 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 희귀금속 비스무트 가격이 급등해, 국내 반도체 업계가 비상에 걸렸다. 비스무트 가격 급등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필요한 원자재 비용 증가로 이어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삼성전자는 HBM3E 공급 지연과 품질 테스트 문제로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어 추가적인 원자재 비용 상승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강력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으나 원자재 가격 상승은 장기적으로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0일 시장조사업체 패스트마켓에 따르면 비스무트는 중국의 수출 규제로 인해 비스무트 가격은 지난달 18일 기준 파운드당 8.25달러로 38% 상승하며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스무트는 방위산업, 자동차 코팅, 페인트, 저온 합금 등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되는 희토류 금속이다.
중국은 수출 허가제를 시행하며 글로벌 공급망을 압박하고 있으며 추가 가격 상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중국 정부의 조치는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으로, 글로벌 희소금속 시장에 심각한 공급난을 초래하고 있다.
중국이 세계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비스무트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도 사용되며 가격 급등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은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 외부 변수로는 기술 개발 및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서 다양한 희귀금속을 사용하는데 가격 상승은 생산 비용을 높일 수 있다. HBM 등에서 원자재 비용 증가는 삼성전자의 경쟁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희귀금속의 공급 제한은 삼성전자의 안정적인 원자재 확보를 어렵게 만들고,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도 있다.
SK하이닉스도 HBM 생산에 집중하고 있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비스무트가 포함된 소재의 가격 인상은 메모리 반도체 제조 비용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중국의 수출 규제로 인해 안정적인 원자재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으며 생산 일정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외부에서 희소금속을 확보하기 위한 공급망 다변화와 재고 관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 동시에 현재 아연과 구리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안티모니와 인듐, 셀레늄 등을 부산물로 얻고 있는 고려아연과 LS MnM 등은 희소금속 생산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업계 전문가는 “비스무트 가격 상승과 미중 갈등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미국의 반도체지원법(Chips Act)과 중국 내 투자 제한 조치가 겹치면서 국내 기업들의 해외 시장 확장에도 제약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스무트 회수 재활용 기술 확대…원자재 의존도 낮춰야”
비스무트는 주로 납과 구리 제련 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산된다. 기존 제품에서 비스무트를 회수하는 재활용 기술을 확대하면 원자재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비스무트는 비독성 물질로 녹색 화학 및 지속 가능한 공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환경 규제 강화와 지속 가능성 요구로 인해 비스무트 기반 촉매와 같은 친환경 기술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제약 및 화학 산업에서 두드러진다.
비스무트를 사용하는 산업에서 대체 소재를 연구·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자제품이나 의약품에서 비슷한 성능을 가진 저비용 소재를 탐색함으로써 가격 상승의 영향을 완화할 수 있다.
다만 비스무트 가격 상승은 기존 제품에서 납을 대체하기 위해 비스무트를 사용하는데 대체 소재 개발과 연구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추가적인 연구개발(R&D)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 의존적인 현재의 공급망을 다변화해 다른 생산국과 협력하거나 국내 생산을 활성화하는 전략이 중요하다”며 “정부는 희귀금속 산업 육성을 위한 연구개발 지원과 수입 관세 조정을 통해 기업들의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