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쇄신 사활··· 삼성전자 ‘경영진단 착수’·SK하이닉스 ‘조직개편’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부문 경영진단 실시 SK하이닉스, CIS사업부문 AI 메모리 분야로 전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쇄신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과거의 성공 방식을 소환해 안정적 변화를 추구하는 반면, SK하이닉스는 미래 기술 중심의 혁신적 조직 개편으로 빠른 의사결정과 젊은 리더십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시스템반도체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그룹의 경영진단실로부터 경영진단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영진단실은 출범 최초로 삼성전자의 시스템LSI사업부에 대해 경영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첫 번째 경영진단이라는 점에서 시스템LSI사업부에 대한 경영진단 결과와 후속 조치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또한 경영진단이 파운드리 사업부로 까지 확대될지에 대해서도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삼성그룹은 주요 계열사와 사업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11월 삼성글로벌리서치 산하에 경영진단실을 신설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반도체 설계(팹리스) 및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이 포함된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반도체 부문에 2030년까지 171조원을 투자해 글로벌 1위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부문은 수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현재 세계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와 경쟁에서도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술력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사업은 시스템LSI사업부가 반도체 설계를 맡고, 파운드리사업부가 반도체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최근 출시한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5 시리즈에는 삼성전자의 시스템LSI사업부가 설계하고, 파운드리사업부가 생산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익시노스 2500’의 탑재를 논의했지만 수율 문제로 불발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스템반도체 부문의 사업 현황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컨설팅 차원에서 경영진단을 받고 있는 것”이라며 “아직 후속 조치나 향후 경영진단 방향에 대해선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도 인공지능(AI) 메모리 분야 강화를 위해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6일 CMOS 이미지센서(CIS) 사업부문 구성원 소통행사를 열고, 해당 사업부문을 AI 메모리 분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CIS 사업부문은 2007년에 출범한 이후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모바일 시장에 진입해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며 "여기서 우리는 메모리만으로는 경험할 수 없는 로직 반도체 기술과 특별 맞춤 제작(Custom) 비즈니스 역량을 얻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최근 AI 시대가 도래하며 회사는 AI 메모리 분야에서 큰 성과를 거뒀고, 현재는 AI 산업의 핵심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대전환기를 맞이했다"면서 "CIS 사업부문이 보유한 기술과 경험은 회사의 AI 메모리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꼭 필요한 만큼 전사의 역량을 한데 모으기 위해 이번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고객이 원하는 AI 메모리 반도체를 제공하기 위해 ‘풀스택 AI 메모리 프로바이더’(Full Stack AI Memory Provider)를 목표로 수립한 바 있다. 이를 위해 CIS사업부문의 역량을 AI 메모리 분야로 모아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계획인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전환 과정에서 회사는 기존 CIS 소속 구성원들이 새로운 조직으로 이동하는 데 있어 각 개인의 전문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원팀 마인드’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