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정유 산업, AI에서 돌파구 찾는다

불꽃과 연기만 봐도 AI가 이상 여부 파악, 조치 검사 시간 10배 빨라져…안전·환경 규제에도 대응

2025-02-26     진경남 기자
정유업계가 AI를 사업 전반에 적용하며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산업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챗GPT 제공

정유업계가 AI(인공지능)을 사업 전반에 적용하고 있다.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현장 내에서 AI 시스템을 확장하며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안전 관리에도 효과를 보고 있다. 정유업계는 AI 관련 기술에 속도를 내고 있어 앞으로도 AI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26일 정유 4사(SK이노베이션·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GS칼텍스) AI 기술을 도입하며 생산성을 높여 비용은 절감하고 환경 및 안전 규제 대응력을 강화하고 있다. 

AI는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 운전 조건을 자동 조정하고 공정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 AI 기반 공정 최적화 시스템을 활용할 경우 에너지 소비 절감뿐만 아니라 설비 고장을 사전에 감지해 유지보수 비용도 크게 줄여 생산 효율성이 올라간다. 사전에 위험요소를 조기 감지하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실시간 감시하며 환경 규제에도 대응할 수 있다.

AI 기술 도입은 단순한 원가 절감 수단을 넘어 장기적인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BP와 셸, 엑손모빌 같은 글로벌 정유사들은 이미 AI를 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예측 정비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성을 향상 및 비용 절감을 실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울산 지역 스타트업 '딥아이'와 'AI 비파괴검사 자동 평가 솔루션'을 개발, SK 울산 콤플렉스에 전면 적용할 계획이다. 기존 검사는 사람의 직접 확인하는 방식을 활용해 경험과 역량에 의존하고 있어 정확도와 소요시간에 한계가 존재했다.

'AI 비파괴검사'는 초음파로 촬영해 AI가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결함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정확도가 95% 이상이며, 소요 시간도 90% 이상 줄였다. 여기에 AI 기반 폐수처리 시스템을 도입해 환경 규제 대응과 비용 절감 효과를 동시에 거두고 있다.

에쓰오일은 AI 기반 통합 제조 운영 관리 시스템을 통해 공정 최적화 및 설비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울산공장 AI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해 AX(AI 트랜스포메이션) 전문기업 LG CNS와 손을 잡았다. 양사는 AI 기반 플레어스택(가스연소 굴뚝) 최적화 시스템, AX 플랫폼 개발에 협력할 계획이다. 

AI 기반 플레어스택 최적화 시스템은 영상 분석 AI 기술을 활용해 CCTV로 24시간 연기의 색상과 불꽃 영상을 실시간 분석하는 기술이다.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증기 밸브를 자동으로 최적화 제어해 공정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GS칼텍스도 기존에 적용한 기술에 추가로  AI 자율제조 플랫폼을 추진한다. 1단계로 정유·석유화학 각 공정별로 운전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단위 공정별 AI 최적화 모델을 개발하고, 2단계에서 전 공정 통합 AI 자율제조 플랫폼을 구축해 여수공장에서 실증 및 고도화작업을 할 예정이다. 공정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원재료 투입량, 제품 스펙, 이산화탄소 배출량 등을 최적화하는 AI 모델을 2028년까지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공정안전관리 학습에 AI 기술을 도입했다. 글로벌 빅데이터 기업인 팔란티어와 협업해 맞춤형 공정안전관리 학습 플랫폼인 'PSM 스킬업 챗봇'를 구축했다. 사용자 직책, 소속 부서, 담당 업무에 따라 안전운전 지침부터 설비점검·검사 및 유지·보수, 비상조치 계획까지 맞춤형 질문을 제공한다. 사용자가 입력한 답안은 AI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 평가와 모범답안을 제시한다.

정유업계 내에서는 AI 도입은 필수라고 말한다.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까지 상당 시간이 걸리고, 공장 최적화를 작업자로만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AI는 점차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AI를 통한 디지털 전환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업무 강도가 낮아지는 등 산업 전반에 변화를 줄 것"이라며 "국내 정유업계도 AI 기반 스마트 생산 체계 구축하고 더 넓게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