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바꾸는 기업②] 계단뿌셔클럽이 계단을 정복하는 이유는?

이동 약자의 접근성 문제 해결 비영리 스타트업 '계단정복지도', 이동 약자들을 위한 지도가 되다

2025-02-21     임호동 기자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는 수많은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여러 요인이 얽혀서 발생하는 사회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이 어렵다. 과거엔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주체는 정부, 지자체, 시민단체 등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기업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이들은 사회문제 해결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야, 기업이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이번 시리즈에는 사회적 가치가 곧 기업의 이익과 이어진다는 사명감으로 사회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기업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이동약자에게 장소의 접근성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계단정복지도'를 만들고 있는 계단뿌셔클럽과 크러셔 클럽 크루원들. /계단뿌셔클럽 제공

휠체어 사용자, 노약자, 영유아 등 이동약자들에게는 작은 문턱, 높지 않은 계단이 큰 제약이 되곤 한다. 이러한 이동약자들을 위해 계단 정복을 외치고 있는 비영리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계단뿌셔클럽’이다.  

계단뿌셔클럽은 ‘이동약자와 그 친구, 가족들의 막힘없는 이동’을 비전으로 이동약자들에게 접근성 정보를 전달하는 정보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계단뿌셔클럽은 청년, 시민, 기업 등 다양한 참여자와 함께 힘을 모아 장소에 대한 계단 정보를 모으고, 이를 활용해 이동약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활동의 시작은 계단뿌셔클럽의 공동창업자인 이대호 대표와 박수빈 대표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실제 박수빈 대표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이동약자다. 직장 동료로 만난 두 사람은 점심 약속이나 새로운 장소를 탐색할 때 불편함을 겪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뜻을 모았다.

박수빈 계단뿌셔클럽 공동대표는 “누구나 이동을 시작할 때면 교통·지도 앱을 통해 그 장소를 탐색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앱들이 이동약자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인 계단의 유무, 이동약자들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아 이동약자는 물론 함께 동행하는 사람들까지 불편을 겪는다”며 “이동을 시작하는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으며, 결국 사회적 참여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를 해결하고자 했다”고 창업이유를 밝혔다.

물론 시작부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적극 나선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회사를 동료로 만난 두 사람은 사이드 프로젝트로 이동약자들의 이동문제 해결에 집중했고, 그 시작이 창업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두 사람은 뜻을 함께할 사람들과 함께 사회문제 해결에 다가서고 있다.

계단뿌셔클럽이 만들고 있는 정보 인프라 '계단정복지도'. /계단뿌셔클럽 제공

두 공동 대표는 계단뿌셔클럽 앱서비스를 만들고, 이를 채우는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정보를 취득한 뒤 이동약자들에게 접근성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탐색 플랫폼을 구축해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계단정복지도’와 ‘뿌클로드’다.

계단정복지도는 한 마디로 이동약자 중심의 정보를 전달하는 지도앱이다. 기존 지도 앱처럼 장소를 탐색할 수 있으며, 해당 장소에 대한 계단, 경사로 유무와 접근성에 대한 편의 정도를 평가하고 있다. 뿌클로드는 이동약자와 동행자들이 직접 장소에 대한 리뷰를 작성함으로써 이동약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정보 플랫폼은 다양한 사람들의 참여로 구축되고 있다. 계단뿌셔클럽은 이동약자들이 겪는 문제에 공감하고, 함께 해결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활동할 수 있는 ‘크러셔 클럽’을 운영 중이다. 크러셔 클럽은 매년 봄, 가을 3개월간 계단정복지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2021년부터 운영해온 계단뿌셔클럽은 현재까지 3000여명의 멤버들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5만8000개 이상의 장소를 직접 방문해 계단정보를 수집, 계단정복지도를 통해 접근성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

또한 계단뿌셔클럽의 활동에 동참하는 기업들도 확대되고 있다. 박수빈 대표는 “감사하게도 지난해 많은 팀들과 협업하며 정보를 모으고 콘텐츠 협업을 할 수 있었다”며 “쏘카, CTR, 백스코, YG엔터테인먼트 등의 임직원들과 사회공헌활동 함께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계단뿌셔클럽은 올해 계단정복지도의 서울 완전 정복을 목표로 하고, 내년부터 다른 지역으로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박수빈 대표는 “서울 완전 정복을 위해서는 다양한 장소에서 많은 쿠르와 게스트들의 활동이 필요하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개인, 크루, 팀, 기업 등과의 협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계단뿌셔클럽의 계단정보를 수집하는 정복활동 봄 시즌이 3월 말부터 매주 주말 서울 주요 지하철 역 근처에서 열리는데,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이동약자들의 접근성 문제, 이동문제에 관심있고 고민하신 분이 있다면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