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계좌로 안전하게 금에 투자하는 방법

2025-02-10     김양수 웰스에듀 대표/그린포스트코리아 연금전문위원
최근 1년 금 상장지수펀드(ETF)별 주가 추이./그린포스트코리아

2025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0 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열었다. 올 한 해는 그 어느 때 보다 막강해진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렇게 시장에 대한 혼란과 기대가 공존할 때 안전자산에 대한 요구 역시 높아진다.

작년 한 해를 뒤돌아보면 가장 많은 수익을 준 자산은 미국주식시장에 투자한 금융상품들이었다. 기대했던 미국 채권 가격은 오히려 손실이 났으며 의외로 금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수익이 높았다. 2024년 한 해 한국거래소(KRX) 금 가격은 40% 이상 상승해 미국 주식과 채권 수익률을 상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금값 상승의 주된 요인은 세계 중앙은행들이 금 보유 비중을 꾸준히 늘렸기 때문이다. 금을 매입하는 이유는 전쟁과 같은 정치적 긴장상태, 미국의 정권교체 등의 불확실성과, 낮아지는 금리 때문에 국가의 부를 보호하기 위해 안전자산 확보차원에서 금을 지속적으로 매입했으며, 앞으로도 그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개인들도 금 투자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금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믿음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개인투자자는 금 상장지수펀드(ETF)나 금 펀드, 골드뱅킹, KRX 금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해 금융자산을 금에 투자할 수 있다. KRX 금은 전용 계좌를 따로 만들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세제 혜택과 비용 효율성, 거래 편리성을 모두 고려했을 때 가장 효과적으로 금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다. KRX 금현물 계좌는 KRX가 운영하는 금 현물 거래 계좌로, 주식처럼 금을 사고팔 수 있게 만든 계좌이며 매매차익에 대해 전액 비과세 혜택이 있다. 세제혜택 및 비용면에서 장기 투자에 매우 유리하지만 연금계좌에서는 투자할 수 없다.

연금 계좌에서 투자할 수 있는 ‘금 ETF’./그린포스트코리아

따라서 연금계좌에서 금을 투자하기 위해서는 간접자산인 펀드나 ETF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국내 상장 금 ETF는 금현물 ETF와 금선물 ETF로 분류된다. 금현물 ETF는 개인연금과 퇴직연금(IRP) 계좌에서 모두 투자가 가능하지만 금선물 ETF는 파생상품으로 분류돼 개인연금에서만 투자가 가능하고 퇴직연금(IRP)에서는 투자가 불가능하다.

위와 같이 금에 투자하는 금융상품들은 크게 선물과 현물 지수를 복제하는 방식 2가지가 있는데, 골드선물(H) ETF는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거래되는 금선물의 가격을 추종한다. 환헤지를 시행하는 ETF이기 때문에 수수료가 높아지지만 원·달러 환율을 제외한 순수한 국제 금 선물가격을 충실하게 추종하는 장점이 있다. 예전에는 금이나 유가와 같은 상품들은 선물로만 투자가 가능했다. 그런데 이러한 선물에 투자하는 방식은 만기를 연장(롤 오버)하는 과정에서 수수료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므로 현물의 가격을 동일하게 따라가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최근에는 금 현물 ETF 투자가 더 많이 증가하고 있다.

통상 금 가격은 금리 인하와 반대로 움직인다. 주로 금리가 내릴 때 금값이 올라간다. 이에 지난해 11월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금 가격도 조정을 받았으나 금은 여전히 헤지 자산으로서 안정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 모두 장기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연금계좌이고, 자산배분의 대체자산으로 금에 투자하는 경우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을 편입하는 것이 유리한데, 연금자산에는 원화로 표기된 상품이 많기 때문에 환헤지 보다는 환노출형 ETF가 장기적 관점에서는 분산투자에 유리할 수 있으며 선물 ETF에서 누적되는 롤오버 비용이나 환헤지 비용까지 생각하면 연금계좌에서는 KRX 금 현물 ETF가 좀 더 유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KRX금 시세는 국제 금 시세와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받으므로 환율 변동성에 노출돼 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시기에는 유리하지만원 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시기에는 수익률이 낮아 질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김양수 웰스에듀 대표  HSBC은행 이사, NH투자증권 Premier Blue Center VVIP 고객 담당, 삼성생명 FP센터, 우리은행 PB영업 전략부 팀장 등을 역임하면서 투자관리, 세금, 은퇴 컨설팅 등 수행. 금융감독원, 금융투자협회 등에서 은퇴설계 등 강의. '은퇴설계전문가과정 2권' 등을 집필하였고, 유튜브 ‘김플의 머니투게더’ 채널 운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