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고래 이어 마귀상어… 동해 52억배럴 유전 추가 확인

액트지오 석유공사 용역보고서 통해 울릉분지 추가 유망성 평가 경제가치 730조원 추가 석유·가스 가능성에 관련업계 주가 급등

2025-02-05     진경남 기자
'대왕고래 프로젝트'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석유공사 제공

동해 심해가스전 개발사업(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동해 울릉분지 일대에 최대 51억7000만배럴 규모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보고서를 제출받은 정부와 석유공사는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추가 검증 작업에 착수했으며,  추가 검증 작업을 마칠 경우 동해의 석유 및 가스 자원량은 최대 191억배럴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미국의 심해 기술평가 전문기업 액트지오(ACT-GEO)는 최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울릉분지 추가 유망성 평가' 용역 보고서를 석유공사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액트지오는 지난해 6월 정부가 최대 140억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수 있다고 발표할 때 물리 탐사 분석을 진행한 업체다. 

보고서에는 울릉분지 일대에 가스·석유 매장 가능성이 큰 14개의 새로운 유망구조를 발견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기존에 발표된 대왕고래 등 7개 유망구조와는 다른 것이다.

액트지오의 분석 결과 새롭게 발견된 14개 유망구조의 예상 매장량은 최소 6억8000만배럴에서 최대 51억7000만배럴로 자원량(매장 추정치)의 경제적 가치는 최대 730조원까지 추산된다.

가스는 최소 7000만톤에서 최대 4억7000만톤, 원유는 최소 1억4000만배럴에서 최대 13억3000만배럴이 각각 매장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검증까지 마무리되고 나면 동해의 석유와 가스 탐사자원량은 지난해 발표된 최대 140억배럴에 추가해 총 최대 191억배럴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4개 구조 중 탐사자원량이 가장 많은 구조의 이름은 '마귀상어'(Goblin shark)로, 이 구조에만 최대 12억9000만배럴의 석유·가스가 묻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이는 시추없이 물리 탐사, 지질 분석 등을 통해 측정한 탐사 자원량에 해당하는 수치다.

엑트지오가 보고한 마귀상어 등 추가 유망구조도 정밀 검증을 통과한다면 대왕고래와 마찬가지로 탐사정 시추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아직 석유공사가 용역 결과만 제출받은 기초용영보고서 성격으로, 전문가들과 추가 검증을 거쳐 정확한 예상 매장량과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 관계자는 "대왕고래 프로젝트 추진 과정처럼 국내 및 해외 전문업체를 통한 데이터 검증 등 분석을 거쳐 신뢰도 높은 정보를 바탕으로 사업 추진 여부 등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도 "대왕고래 사업의 일환으로 동해 울릉분지에 대해 추가 유망성 평가 용역을 진행한 것은 사실"이라며 "해당 용역과 관련해 전문가 자문 등 검증을 통해 신뢰성을 확보할 계획이며 현 단계는 검증을 거치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왕고래에 이어 마귀상어까지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이 연이어 제기되면서 관련업체의 주가도 급등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한국석유는 전 거래일 대비 3810원(29.93%) 뛴 1만654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한국ANKOR유전(29.83%), 한국패러랠(21.88%), 흥구석유(21.67%) 등 대부분의 석유 관련주가 급등세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