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온실가스 목표 달성 비관적, 2035 목표 낮춰야"

한경협, 1000대 제조기업 대상 '2035 NDC 의견 조사' 발표 82.7% "5년마다 기준 높아져 어려워··· 현 목표 유지해야 "

2025-02-03     임호동 기자
산업계가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수립시 산업 부문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현행수준으로 유지해야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픽사베이 제공

국내 기업들이 정부가 올해 내 국제연합(UN)에 제출할 ‘2035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 이하 NDC) 설정시 산업 부문 감축목표를 2030 NDC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3일 매출액 기준 1000대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국가 온실온실 감축목표에 대한 산업계 의견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 결과 응답기업의 82.7%가 2035 NDC 수립시 현행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파리협정에 가입한 당사국들은 2020년 '2030 NDC' 제출을 시작으로 5년을 주기로 NDC 수립 유엔에 제출해야 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내년 2월까지 10년 후 온실가스 감축목표인 2035 NDC를 UN에 제출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15년 체결된 파리협정의 ‘진전원칙’에 따라 2035 NDC는 2030 NDC 대비 높은 수준의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1년 2030 NDC를 발표하며, 2018년 대비 기존 26.3% 감축에서 40% 감축으로 대폭 상향 조정한 바 있다.  문제는 산업부문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지속 축소돼 왔다. 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경우 2021년 2018년 대비 14.5% 감축을 목표로 했으나 , 지난 2023년 2030 NDC 수정안에서 2018년 대비 11.4%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축소 조정된 바 있다. 

국내 산업계의 2030 산업부문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가능성 전망치.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이러한 상황에서도 국내 산업계는 2035 NDC의 산업계 감축 목표를 현행 수준 유지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는 간단하다. 현실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계산에서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산업계는 2030 산업부문의 온실감축 목표 달성가능성도 낮다고 전망하고 있다. 산업계는 2030 산업부문 온실가스 감축 목표의 달성 가능성에 대해 38.6%가 ‘낮음’, 11.3%가 ‘매우 낮음’으로 응답했다. 낮음 이하가 절반에 가깝다. 달성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비중은 4.2%, 매우 높음은 없었다.

산업계는 2030 산업계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이 어려운 주요인으로 ▲저탄소 산업구조로의 전환 어려움(31.0%) ▲에너지효율 개선 지연(26.2%), ▲경제 및 생산 위축(20.2%) ▲저탄소기술 혁신 및 상용화 지연(19.0%) 등을 꼽았다.

또한 산업계는 2035 NDC 수립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과 의견수렴을 통한 합리적 목표치 설정(22.2%) ▲기후대응예산의 구체화(22.2%) ▲탄소중립 목표시점 조정(16.9%) ▲부문 간 감축목표 조정(15.9%) 등을 보완사항으로 제시했다.

특히 산업계는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상향조정이 기후정책 강도의 상승으로 연결돼 경제성장률 하락, 산업 채산성 악화 등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온실가스 감축 부담을 지고 있는 기업과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온실가스 배출 및 저탄소 에너지원 사용 비용 인상에 대한 지원과 기후정책에 비관적인 정책을 펼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에 맞춰 급변하는 글로벌 기후정책을 고려한 시의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제출을 앞두고 기후정책 강화 및 전환리스크에 따른 기업경영 부담이 크게 가중되고 있다.”라며 “기업들이 본업에 집중하면서 급변하는 글로벌 기후정책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탄소중립 지원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