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연금부자로 가는 두 가지 비법

2025-01-09     강영선 쿼터백그룹 연금연구소장/그린포스트코리아 연금전문위원
연말정산 환급금 세액공제율별 재투자 효과(연 4% 수익 달성 시)./필자

새해가 밝았다. 새로운 시작을 위한 계획과 실천이 중요한 시점이다. 새해 연금부자로 가기 위한 노력은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연금부자로 가는 기초적인 실천 방법을 소개한다.

◇ 연말정산 환급금 재투자하기

지난 연말 연말정산의 효과를 얻기 위해 연금계좌에 납입한 금액을 기억할 것이다. 아마 이달 말쯤 연말정산 결과에 따라 지난해분 세금을 더 납부하거나 돌려받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돌려받는 돈을 환급금이라고 하는데 이를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연금부자가 될 수 있느냐 아니냐를 가를 수 있다. 당장의 소비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위해 조금은 더 저축하는 것을 추천한다. 연금은 특성상 한꺼번에 목돈을 넣는 것이 아니라 꾸준하게 모아가는 것이다.

연말정산 환급금액은 개인별로 다르다. 자신의 소득에 따라 납입금액에 적용되는 환급율이 달라진다. 세액공제 납입한도인 900만원을 납입했다고 가정해 보자. 근로소득 기준 55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13.2%를 돌려받는다. 이것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118만8000원을 환급 받는다. 5500만원 미만이면 16.5%를 돌려받고 이때의 환급금액은 148만5000원이다.

이렇게 받는 환급금을 매년 재투자했을 경우 어떻게 증가하는지 살펴보자. 해당 소득 구간에 따라 최고액을 환급받고, 연 4%의 수익률로 재투자한다고 가정했을 때, 위 표와 같이 적립액이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30년간 계속해서 재투자한다면 13.2%를 환급 받은 가입자는 약 6600만원, 16.5%를 적용 받는 가입자는 약 8300만원을 추가적으로 자신의 연금자산으로 쌓이는 것이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지난해 6~8월 도시 거주 50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퇴직 시점에 받게 될 예상 퇴직금(운용 수익 포함)의 중앙값은 7323만원이었다. 따라서 연말정산 환급금만 잘 투자해도 연금부자로 가는 길이 쉬워진다.

◇임금 상승 시 투자금 증액하기

연금부자는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들면서 소액일지라도 꾸준히 쌓아가는 것으로 출발해야 한다. 두 번째 적용할 방법은 간단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 이 방법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저서 ‘넛지(Nudge)’로 잘 알려진 행동경제학자인 리처드 세일러(Richard Thaler) 교수가 설계한 ‘내일 더 저축(save more tomorrow)’ 방식이다. 적용 방법은 간단하다. 연금 가입자가 다음번 임금 상승일이나 입사 기념일 등 본인에게 의미 있는 날짜에 정기적으로 저축액을 증가시키기로 결정하고 실천하면 된다.

세일러 교수 연구팀은 실제로 ‘내일 더 저축’ 방식을 근로자가 300명인 기업에 시험적으로 적응해 봤다. 먼저, 근로자들은 자신의 연금 저축 비중을 3.5%에서 5%로 올려야 한다는 교육과 자문을 받고 이를 실행했다. 한편, 다수의 근로자는 매년 저축률을 3%포인트(p)씩 증가하는 ‘내일 더 저축’ 방식을 선택했다. 이 효과는 4년 후에 근로자의 저축률이 13.6%까지 상승해 내일 더 저축 방식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내일 더 저축’ 방식 적용 시 저축률 변화./필자

이런 현상이 발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의 행동경제학적 특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세 가지 중요한 요인이 있다. 첫째, 개인은 자기통제가 잘 안 된다. 자기통제를 잘 하려면 사전확약 장치를 두는 게 좋다. 이는 우리나라 퇴직연금에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를 도입한 이유이기도 하다. 위 연구 사례에서는 자문 후 바로 저축액을 증가시키겠다는 서명을 연금 가입자들에게 받았다.

둘째, 근로자가 일단 신청서에 서명을 하고 나면 월급에서 공제하는 방식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이 현 상태를 유지하려는 관성(inertia)이 있기 때문이다. 셋째, 개인이 화폐단위의 명목가치와 물가상승률을 조정한 실질가치를 정확히 구분하지 못하는 ‘화폐환상’ 현상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연금 가입자들이 다음번 임금상승률이 3%이고 저축액을 임금 상승분만큼 확약했다면 생활비 화폐 금액은 줄이지 않으면서 저축액을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일 더 저축’ 방식 적용 시 저축률 변화

새해 연금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연말정산 환급금을 그냥 써 버리지 말고, 재투자하는 것이 안락한 노후생활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임금 상승분의 일정률을 저축하는 자동화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저축 자동화 시스템은 알다시피 자기통제가 쉽지 않으므로, 월급 계좌에서 자동 이체를 걸어두는 등 확약 장치를 활용하기를 추천한다. 이러면 노후자금 목표 달성이 좀 더 빨라질 것이다.

강영선 쿼터백그룹 연금연구소 소장  30년간 다양한 금융업종에 종사하면서 상품개발, 자산관리, 투자 컨설팅, 대체자산운용 및 마케팅 업무를 수행하였다. 퇴직연금제도를 주제로 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경희대학교 등의 대학에서 겸임교수로도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