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적립금 381조 ‘역대 최대’… 중도인출 53% “집 사려고”

통계청 ‘2023년 퇴직연금 통계’ 발표

2024-12-17     김학형 기자
2023년 퇴직연금 중도인출 현황. 통계청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이 역대 최대 규모인 381조원을 기록했다. 또 집을 장만하려고 퇴직연금을 중도인출한 인원 역시 사상 최대인 3만명으로 나타났다.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탓에 대출 대신 노후 종잣돈을 당겨 받아 주택 구입에 활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2023년 퇴직연금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은 381조원으로 전년 대비 13.9%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5년 해당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액수다.

작년 퇴직연금 중도인출 인원은 6만3783명으로, 2022년 4만9811명에서 28.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도인출 금액은 1조7429억원에서 2조4404억원으로 40.0% 불었다. 중도인출 인원·금액은 2019년 이후 감소세에서 4년 만에 오름세로 바뀌었다.

특히, 퇴직연금 중도인출 사유로 ‘주택 구입’(3만3612명)이 절반 이상(52.7%)을 차지했다. 이는 1년 만에 44.7% 증가한 수치이며, 2015년 통계 작성 이래 인원 기준 최대치다. 주택 구입 목적 중도인출액(1조5217억원)도 1년 전보다 56.9% 증가했다.

지난해 새로 퇴직연금을 도입한 사업장은 43만6535개로 전년(43만6348개)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퇴직연금 가입 근로자는 714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2.8% 증가했다.

유형별로는 확정급여(DB)형 비중이 53.7%로 가장 높았다. DB형은 가입자의 퇴직급여 수준이 사전에 결정되고, 회사가 적립금 운용의 주체인 제도다. 가입자가 적립금을 직접 굴리는 확정기여(DC)형은 25.9%, 개인형퇴직연금(IRP)은 20.0%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 DB형은 3.6%포인트(p) 내렸고, DC형은 1.0%p 올랐다. 개인형 퇴직연금(IRP)은 지난해 세액공제 납입 한도가 확대(700만원→900만원)됐다.

적립금 운용 방식별로는 예·적금, 국채 등 원리금이 보장되는 상품에 투자하는 원리금 보장형(80.4%)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퇴직연금이 수익률보다 안정성 위주로 운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상대적으로 기대 수익률이 높은 실적배당형은 12.8%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