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퇴직연금 금리도 일제히 인하… 3% 중반까지 내려가
대출 규제로 인해 퇴직연금 금리도 하향조정
저축은행들이 이달 들어 일제히 퇴직연금 금리를 인하해 3% 후반에서 중반대까지 주저앉았다.
4일 그린포스트코리아 취재에 따르면, 5대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의 이달 평균 퇴직연금 정기예금 금리는 확정급여(DB)형 12개월 기준 3.51%이다.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의 경우 3.41%이다.
퇴직연금이란 근로자의 퇴직금을 연금 형태로 보관·적립하는 제도로, 금융기관에서 운용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으며, DB형·DC형·IRP로 나뉜다.
DB형은 근로자가 퇴직할 때 받을 퇴직금의 수준이 사전에 결정되며, 기업의 부담금은 적립금의 운용실적에 따라 달라지는 제도다. DC형은 사업장의 부담금(연간 임금총액의 1/12)이 사전에 확정되며, 근로자가 직접 적립금 운용상품을 선택하고 운용의 책임과 결과도 근로자에게 귀속되는 제도다. IRP는 근로자가 퇴직금 및 개인 부담금을 자유롭게 적립·운용하는 퇴직연금제도다.
저축은행은 시중 은행보다 퇴직연금 상품 금리가 높아 자금을 모으기 좋다는 장점이 있었다. 현재 시중 은행들의 퇴직연금 상품 금리는 평균 2%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저축은행 금리가 더 낮아진다면 일반 은행과 큰 차이가 없어져 저축은행만의 메리트가 사라지는 것이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이달 퇴직연금 금리를 DB형(12개월) 기준 전월보다 0.1%포인트(p) 내린 3.5%로 설정했다. DC·IRP 금리는 0.2%p 낮춰 3.35%가 됐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이달 들어 DB형 금리를 0.2%p 인하해 3.7%이 됐고, DC·IRP 금리는 0.19%p 내려 3.46%이 됐다. OK저축은행의 이달 DB형 퇴직연금 금리는 3.46%이다. DC·IRP형도 동일하다. OK저축은행은 퇴직연금 상품의 경우 은행에서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금리 인하율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웰컴 저축은행은 DB형과 DC/IRP형을 전월 대비 각각 0.6%p, 0.3%p 내려 두 개 상품 금리 모두 3.35%로 인하됐다. 애큐온 저축은행 또한 DB형, DC·IRP형 모두 0.35%p씩 낮춰 각각 3.55%, 3.45%가 됐다.
OK저축은행을 제외한 4개 저축은행의 퇴직연금 평균 금리는 DB형의 경우 전월보다 0.31%p, DC·IRP형은 0.26%p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평균 금리는 DB형과 DC·IRP 모두 3% 후반대에서 3% 중반대로 내려앉았다.
업계는 최근 금리를 인하하면서 전체적으로 퇴직연금 상품 금리 또한 낮출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당국의 대출 규제로 보유 자금이 충분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상품 금리를 조정해 운영 안정화에 힘쓴다는 설명이다.
저축은행들은 지난달부터 예·적금 금리를 연달아 인하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26일부터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기존 3.45%에서 3.25%로 0.2%p 내렸다. OK저축은행도 지난달에만 금리를 낮추면서 현재 주요 정기예금(1~3년 만기 기준) 상품 금리가 최대 0.15%p 내려갔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선제적인 금리 인하로 연도 말 자금이 몰릴 수 있는 리스크를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이라며 “이번에 퇴직연금 상품의 금리를 내린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