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의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소식에 삼성그룹株 강세
삼성생명·화재·삼성SDS, 10%대 급등
삼성전자가 7년여 만에 자기주식 10조원 규모를 취득하겠다는 소식에 삼성생명·화재 등 삼성그룹주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8일 오전 11시 16분 기준 삼성생명 주식은 전 거래일보다 약 12.7%(1만2400원) 급등한 11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삼성에스디에스(SDS)·삼성화재 주가 역시 각각 15만3500원·36만7000원으로, 전날보다 10.0%(1만3900원)·9.9%(3만3000원) 올랐다.
이 밖에 삼성물산이 6%대, 삼성에스디아이(SDI)가 4%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 같은 상승세는 전날 삼성전자가 1년 간 총 10조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한다는 계획을 공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삼성전자의 지분 8.5%(특별계정 제외)를 보유했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공시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총 10 조원의 자기주식을 향후 1년 내 분할 매입할 계획임을 밝힌 바, 이에 따른 자본 확대 및 배당수익 증가 등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그는 "삼성생명의 밸류에이션이 약 10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한 이유는(2014년 PBR 1.01배→최근 0.4배)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가치에 대한 시장에서의 인정이 점차 희석됐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번 삼성전자의 자기주식 매입 공시로 해당 부분이 재조명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삼성SDS는 총수 일가의 그룹 지배력 강화에 활용될 수 있다 분석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에서 “삼성SDS 주가가 100% 상승한 후 삼성전자와 합병을 진행할 경우 삼성물산과 이재용 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은 상당히 증가한다”며 “소규모 합병은 주주총회 결의 없이 이사회 승인으로 갈음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경우 삼성물산과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각각 5.01%·1.63%에서 6.05%, 2.3%로 오를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장 마감 후 향후 1년간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우선 향후 3개월간 3조원 규모를 장내 매수해 소각하고, 나머지 7조원어치에 대한 매수·소각 시점을 주주가치 제고 관점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계획은 2015년 10월 11조3000억원, 2017년 1월 9조3000억원 이후 7년 만이며, 규모로는 역대 두 번째다. 2017년 자사주 매입 계획 발표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약 9개월 동안 50%가량 상승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및 효과와 관련해 시장은 다수의 불명확한 부분들을 우선 확인코자 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삼성전자) 주가 반응은 당장 폭발적이기 보단 서서히 불확실성을 제거하며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오전 삼성전자 주식은 전장 종가 5만3500원에서 6%가량 오른 5만6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