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급성장으로 떠오른 'HVAC' 시장…LG전자·삼성전자, 업계 선점 노린다

'24시간 가동' AI 데이터센터…발열 해결책으로 'HVAC' 부각 LG전자, 韓 최초 북미 AI 데이터센터에 냉각 시스템 공급…업계 최상위 성능 빛 발할듯 삼성전자, 美 'HVAC' 기업 레녹스와 합작법인 설립…삼성물산 신기술 활용 전망

2024-05-30     임우섭 기자
LG전자 및 삼성전자 로고. (사진=LG전자, 삼성전자)/그린포스트코리

전 산업 영역에 인공지능(AI)의 역할이 비대해지면서 데이터센터 개체수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데이터센터 내 열을 식히기 위한 '냉난방공조시스템(HVAC)' 시장이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

AI 시장의 주요 동력중 하나인 데이터센터는 24시간 가동되는 탓에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이에 따라 상당한 양의 열이 발생하는데, 시설의 과부하 방지 및 에너지 절감 요소로 'HVAC'가 떠오르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IBIS 월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HVAC' 시장 추정 규모는 584억 달러(약 80조원), 오는 2028년에는 610억 달러(약 84조원)로 매년 0.8%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 삼성전자 및 LG전자는 급성장한 'HVAC' 시장을 두고 북미 및 유럽, 아시아 등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등 업계 선점을 위한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 LG전자, 韓 최초 북미 AI 데이터센터에 냉각 시스템 공급…점진적 공략 나설듯

LG전자의 초대형 냉각 시스템 '칠러'. (사진=LG전자)/그린포스트코리

최근 LG전자는 북미 AI 데이터센터 업체와 최초로 냉각 시스템 공급 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1분기 기준 북미의 데이터센터 수는 5350개로, 전세계 데이터센터 1만1800개의 절반 수준(45%)이다. LG전자는 북미에 신설되는 배터리 공장에 초대형 냉각 시스템 '칠러'를 공급한다.

30일 시장조사업체 비스리아에 따르면 북미 HVAC 시장은 올해 320억 달러(약 44조원)이며, 오는 2034년 488억 달러(약 67조1000억원)로 52%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LG전자의 가전(H&A) 매출 성장률이 연평균 5~6% 수준이다. 그러나, 기업 간 거래(B2B) HVAC에 대한 매출이 연평균 30~40%로 전망되면서 높은 성장 가능성에 따라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올해 아시아 'HVAC' 시장 규모가 약 47억 달러(약 6조4050억원)로 전망되면서 지난 28일 아시아 지역 B2B 핵심 고객들을 초청한 '2024 LG HVAC 리더스 서밋: LG 알룸나이 이벤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 행사에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의 냉난방공조 컨설턴트 46명이 참석했으며, 이 자리에서 LG전자의 고효율 주거 및 상업용 냉난방공조 솔루션을 확인했다.

30일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LG전자의 AI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 전력효율지수(PUE)는 1.2~1.4, 냉난방성능계수(COP)는 6.5 수준이다. 해당 시스템은 고효율 압축기와 열교환기를 적용한 '히트펌프 및 친환경 촉매(R32, R290)' 기술을 활용하면서 에너지 소비 감축을 통한 운영비용 절감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업계 최상위 성능을 앞세워 점진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 삼성전자, 美 'HVAC' 기업 레녹스와 합작법인 설립 체결…유통망 최대 활용해 美 선점 나설듯

북미 개별 공조 시장 공략을 위해 합작법인 설립에 나서는 삼성전자와 레녹스. (사진=각 사)/그린포스트코리아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HVAC 기업 레녹스와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작법인은 삼성전자 50.1%, 레녹스 49.9% 지분으로, 올해 하반기 미국 텍사스주 로아노크에서 출범할 예정이다.

레녹스는 1895년 설립한 가정용·상업용 냉난방공조 전문 기업이다. 북미에서 다수의 직영점과 협력 건설사를 갖추고 있어 B2B 및 B2C(기업과 고객 간 거래) 형태의 폭넓은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레녹스 유통망을 활용해 현지에서 판매 채널을 확대할 계획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AI ▲소프트웨어 ▲스마트폰 ▲반도체 분야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AI 라이프 솔루션 및 연결 경험을 제공할 방침이다.

또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물산이 올해 액침냉각을 활용한 데이터센터 차세대 냉각시스템을 개발하면서 해당 냉각시스템을 활용한 기술도 선보여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의 신 냉각시스템은 비전도성 액체에 서버를 직접 담가 열을 식히는 방식이다. 기존 냉각시스템은 공기나 물을 활용해 서버를 냉각하는 방식으로, 해당 시스템은 기존 공랭식 대비 전력 소비량이 80% 가까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