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급성장으로 떠오른 'HVAC' 시장…LG전자·삼성전자, 업계 선점 노린다
'24시간 가동' AI 데이터센터…발열 해결책으로 'HVAC' 부각 LG전자, 韓 최초 북미 AI 데이터센터에 냉각 시스템 공급…업계 최상위 성능 빛 발할듯 삼성전자, 美 'HVAC' 기업 레녹스와 합작법인 설립…삼성물산 신기술 활용 전망
전 산업 영역에 인공지능(AI)의 역할이 비대해지면서 데이터센터 개체수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데이터센터 내 열을 식히기 위한 '냉난방공조시스템(HVAC)' 시장이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
AI 시장의 주요 동력중 하나인 데이터센터는 24시간 가동되는 탓에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 이에 따라 상당한 양의 열이 발생하는데, 시설의 과부하 방지 및 에너지 절감 요소로 'HVAC'가 떠오르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IBIS 월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HVAC' 시장 추정 규모는 584억 달러(약 80조원), 오는 2028년에는 610억 달러(약 84조원)로 매년 0.8%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 삼성전자 및 LG전자는 급성장한 'HVAC' 시장을 두고 북미 및 유럽, 아시아 등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등 업계 선점을 위한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 LG전자, 韓 최초 북미 AI 데이터센터에 냉각 시스템 공급…점진적 공략 나설듯
최근 LG전자는 북미 AI 데이터센터 업체와 최초로 냉각 시스템 공급 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1분기 기준 북미의 데이터센터 수는 5350개로, 전세계 데이터센터 1만1800개의 절반 수준(45%)이다. LG전자는 북미에 신설되는 배터리 공장에 초대형 냉각 시스템 '칠러'를 공급한다.
30일 시장조사업체 비스리아에 따르면 북미 HVAC 시장은 올해 320억 달러(약 44조원)이며, 오는 2034년 488억 달러(약 67조1000억원)로 52%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LG전자의 가전(H&A) 매출 성장률이 연평균 5~6% 수준이다. 그러나, 기업 간 거래(B2B) HVAC에 대한 매출이 연평균 30~40%로 전망되면서 높은 성장 가능성에 따라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올해 아시아 'HVAC' 시장 규모가 약 47억 달러(약 6조4050억원)로 전망되면서 지난 28일 아시아 지역 B2B 핵심 고객들을 초청한 '2024 LG HVAC 리더스 서밋: LG 알룸나이 이벤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 행사에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의 냉난방공조 컨설턴트 46명이 참석했으며, 이 자리에서 LG전자의 고효율 주거 및 상업용 냉난방공조 솔루션을 확인했다.
30일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LG전자의 AI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 전력효율지수(PUE)는 1.2~1.4, 냉난방성능계수(COP)는 6.5 수준이다. 해당 시스템은 고효율 압축기와 열교환기를 적용한 '히트펌프 및 친환경 촉매(R32, R290)' 기술을 활용하면서 에너지 소비 감축을 통한 운영비용 절감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업계 최상위 성능을 앞세워 점진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 삼성전자, 美 'HVAC' 기업 레녹스와 합작법인 설립 체결…유통망 최대 활용해 美 선점 나설듯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HVAC 기업 레녹스와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작법인은 삼성전자 50.1%, 레녹스 49.9% 지분으로, 올해 하반기 미국 텍사스주 로아노크에서 출범할 예정이다.
레녹스는 1895년 설립한 가정용·상업용 냉난방공조 전문 기업이다. 북미에서 다수의 직영점과 협력 건설사를 갖추고 있어 B2B 및 B2C(기업과 고객 간 거래) 형태의 폭넓은 유통망을 확보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레녹스 유통망을 활용해 현지에서 판매 채널을 확대할 계획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AI ▲소프트웨어 ▲스마트폰 ▲반도체 분야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AI 라이프 솔루션 및 연결 경험을 제공할 방침이다.
또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물산이 올해 액침냉각을 활용한 데이터센터 차세대 냉각시스템을 개발하면서 해당 냉각시스템을 활용한 기술도 선보여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의 신 냉각시스템은 비전도성 액체에 서버를 직접 담가 열을 식히는 방식이다. 기존 냉각시스템은 공기나 물을 활용해 서버를 냉각하는 방식으로, 해당 시스템은 기존 공랭식 대비 전력 소비량이 80% 가까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