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배터리법, 휴대용 게임기에 ‘불똥’

모든 배터리 일체형에서 탈착형으로…”휴대용 게임기에도 적용”

2023-07-18     서동민 기자
닌텐도 스위치(사진=닌텐도)/그린포스트코리아

유럽연합(EU)의 배터리법 시행으로 스마트폰업계가 분주한 가운데, 닌텐도 스위치나 스팀 덱 등 휴대용 게임기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EU 이사회는 10일(현지시각)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기기에 부착된 배터리는 최종 사용자가 특수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도 직접 제거하고 교체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 규정은 2027년까지 유예 기간을 두며 휴대용 배터리, 전기 자동차 배터리, 산업용 배터리를 포함한 모든 배터리에 적용된다”고 밝혔다. 

배터리법은 배터리 전주기에 대한 지속가능성 및 순환성 강화를 위해 도입된 법으로, 누구나 배터리를 쉽게 교체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률을 지키지 않은 제품은 EU에서 판매가 금지된다. 

배터리법은 특히 스마트폰업계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재 삼성전자와 애플을 비롯한 대부분의 제조사들이 일체형 배터리를 장착한 제품만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시장인 유럽에서 사업을 이어가려면 설계 및 생산 라인을 대대적으로 수정해야 한다. 또한 생활방수 기능 등 제품의 기능 구현에도 차질이 생겼다.

휴대용 게임기 전문지 오버킬(overkill.wtf)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휴대용 게임기도 이 규정에서 예외는 아니다. EU 관계자는 “휴대용 게임기의 배터리도 배터리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밝혔다.

현재 시중에 판매중인 휴대용 게임기들도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일체형 배터리만 채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제품 설계를 대폭 수정하는 일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다만 배터리법은 닌텐도 스위치2(가칭)나 스팀덱2(가칭) 등 새로 출시되는 제품에만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월 “EU 배터리법에는 특정 기업에 차별적으로 적용되거나 우리 기업에만 불리하게 작용하는 조항은 없다”며 한국 기업이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히려 이번 배터리법을 계기로 국내 배터리 업계가 친환경 글로벌 스탠다드에 따라 공급망을 선제 정비할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부는 “향후 법의 실질적인 사항을 담는 하위 법령 제정이 중요한 만큼 우리 기업들과 함께 긴밀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