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준기 마브렉스 본부장 “블록체인 게임, 사용법 더 쉬워져야”
블록체인 생태계 MBX 운영 과정에서 겪은 경험 공유 이용자 접근성 개선과 숨은 비용 해결이 관건
문준기 마브렉스 본부장이 27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NFT/블록체인 게임 컨퍼런스 2023’에서 자사의 블록체인 생태계 MBX의 현황과 시행착오 극복 과정에 대해 강연했다.
MBX는 넷마블 자회사 마브렉스가 개발한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이다. 넷마블의 블록체인 게임 4종(A3: 스틸얼라이브, 제2의나라: 크로스월드,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아레나, 모두의마블2: 메타월드)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NFT 마켓플레이스 기능도 제공한다. 또 디파이 서비스와 마브렉스 월렛 기능도 탑재했다. 처음에는 클레이튼을 메인넷(기반 플랫폼)으로 삼았으나, 올해부터는 클레이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체인을 지원하는 멀티체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문 본부장에 따르면 MBX와 블록체인 게임은 동반 상승에 성공했다. 일례로 ‘A3: 스틸얼라이브’의 경우 매출은 7배, DAU(일간사용자수)는 6배 증가했다. ‘제2의나라: 크로스월드’도 북미 매출 9위까지 올랐다. 또한 MBX도 블록체인 게임이 입점할 때마다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MBX의 이용자 수는 발표일 기준 1659만명을 넘어섰다.
문 본부장은 “게임의 성격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게임이 출시될 때마다 MBX의 상승 모멘텀이 뚜렷했다”며 “또 각 게임들의 주요 지표도 좋아졌다. 특히 30일차 잔존율이 4%p 상승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우리가 선택한 길이 맞는 방향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MBX의 5번째 게임은 넷마블이 개발하고 있는 ‘RF 프로젝트(가칭)’이 될 예정이다. 이 게임은 2000년 초반 인기를 끌었던 SF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RF 온라인’을 계승한 게임으로, 대규모 세력전쟁(RvR)을 핵심 콘텐츠로 내세웠다.
문 본부장은 “5개 게임 모두 장르와 콘셉트가 다르다”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라인업을 확보하면서 웹3 생태계 대중화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생태계가 안정화된 이후에는 넷마블 게임 뿐만 아니라 타사 게임들의 온보딩에도 나설 계획이다.
문 본부장은 MBX를 1년 남짓 운영하며 겪었던 시행착오도 공유했다. 가장 큰 문제점은 게임 이용자들이 여전히 블록체인을 낯설어하고 어려워한다는 점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월렛이나 가스비(네트워크 사용 비용) 등 블록체인 용어를 잘 모르고, 게임 재화를 토큰으로 교환하는 방법도 몰랐다. 이로 인해 현지 화폐를 토큰을 바꿔주는 불법 사이트들이 성행하기도 했다. 이용자들은 어려운 용어를 공부하는 것보다 불법 사이트에서 손쉽게 환전하는 쪽을 택했다.
문 본부장은 “(불법사이트들이 범람하는) 근본적 원인은 MBX의 접근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신용카드를 지원하는 온램프(법정화폐를 토큰으로 교환) 서비스를 도입한 후 불법사이트를 이용하는 패턴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용자들이 만족하려면 조금 돌아가더라도 이용자에게 편한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는 게 문 본부장의 설명이다. MBX를 멀티체인 방식으로 전환한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두번째 문제점은 숨은 비용(히든 코스트)이 발생한다는 점이었다. 문 본부장은 “이용자 경험도 좋아지고 잔존율도 올라간다면, 개발사 입장에서는 블록체인 게임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빙산의 일각처럼 숨은 비용이 생각보다 많다. 토큰을 발행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는데도 비용이 들고, 각 국가별로 서비스 정책을 살펴볼 때도 생각지 못한 비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브렉스의 경우 넷마블의 게임 4종을 서비스하는 과정에서 비효율적인 부분을 제거하는 시행착오를 거쳤다”라며 “게임을 준비할 때마다 지난 번보다는 조금 더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것 같다. 하지만 아무리 같은 넷마블 게임이라고 해도 담당자들이 다르다보니 숨은 비용을 아예 없애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 본부장은 외부 게임사들이 MBX에 온보딩을 고려할 때 숨은 비용이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게임 개발사는 게임에 집중하고, 숨은 비용은 퍼블리셔인 넷마블이 감당해야 할 문제”라며 “이를 위해 MBX 스테이션이라는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다. 정거장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개발사는 게임 프로덕트에만 신경쓰고, 민팅이나 재화 교환 등 블록체인과의 접점은 이 스테이션에서 모두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마브렉스는 MBX 토큰 6억7000만개(총 발행량의 67%)를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본부장은 “미계획된 물량들을 발행시켜 놓은 것이 불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투표를 통해 최종 소각 결정을 진행할 것”이라며 “이 외에도 게임 토크노믹스를 재개편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자세히는 밝히기 어렵지만 더 강화되고 지속 가능한 생태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