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왕자영요’, 실수로 쿠폰 4억개 지급…”평생 써도 남아”

브라질 서비스 기념 기프트팩에 오류…회수 다 못해

2023-03-30     서동민 기자
‘아너 오브 킹즈(Honor of Kings)’ 브라질 버전(사진=텐센트)/그린포스트코리아

텐센트의 간판 모바일게임 ‘왕자영요(王者荣耀)’가 브라질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일부 이용자들에게 4억개에 달하는 쿠폰을 실수로 지급했다. 이 쿠폰은 평생 써도 다 못쓸 양이다. 이용자들은 당일 상점에서 살 수 있는 모든 상품(스킨)을 쓸어담았고, 텐센트는 남은 쿠폰만 회수했다.

‘왕자영요’는 텐센트가 개발한 MOBA(적진점령) 장르의 게임으로, 중국의 ‘리그 오브 레전드’로 불린다. 2021년 기준 일일 이용자 수(DAU) 1억 명, 연매출 3조300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중국에서 정상급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텐센트는 지난 해부터 ‘아너 오브 킹즈(Honor of Kings)’라는 이름으로 ‘왕자영요’의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당국의 규제 강화와 경쟁자 ‘와일드 리프트’의 인기로 인해 ‘왕자영요’의 성장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아너 오브 킹즈’는 올해 3월에 브라질에 정식 출시됐는데, 사전등록 200만명을 기록하며 한달도 안돼 브라질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바일게임으로 등극했다. 텐센트는 이번 브라질 서비스를 위해 전용 서버를 설치하고 현지화 콘텐츠를 추가하는 등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텐센트는 모든 브라질 이용자들에게 감사 이벤트로 ‘기프트 팩’을 증정했는데, 이 중 일부에 4억개나 달하는 쿠폰이 포함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이 선물을 받은 이용자들은 당일 상점에서 살 수 있는 모든 상품을 구매했고, 이를 알게 된 다른 이용자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4억2800만개가 넘는 쿠폰 보상(사진=바이두)/그린포스트코리아

텐센트는 24일 공지사항을 통해 “일부 이용자들이 잘못된 보상을 받은 것을 확인했으며 문제를 즉시 해결했다”고 밝혔다. 해당 이용자의 재화 사용을 일정 기간 동결시키는 한편, 잘못 지급된 보상을 회수하겠다는 설명이다. 이 조치는 며칠 뒤 완료됐으나, 실제로는 미처 다 쓰지 못한 쿠폰만 회수되고 구매한 상품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게임에서 이벤트 상품이 지나치게 많이 지급되는 사고는 드문 일이 아니다. 소규모 게임 뿐만 아니라 대형 게임사들이 운영하는 게임에서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이같은 실수는 게임사 입장에서도 중대한 일로 간주된다. 게임의 경제 시스템 및 다른 이용자들과의 형평성을 지키기 위해 빠르게 대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지급된 아이템을 회수하는 한편, 반복해서 악용한 이용자들에게 제재를 가하는 조치가 취해진다.

그러나 거래소 세탁이나 아이템 분해 등을 통해 재화의 흐름이 불분명해지는 사례도 있다. 최악의 경우 서버 되돌리기(롤백)를 선택해야 하지만, 오류를 악용한 이용자들에게 끝까지 책임을 묻는 사례도 보고된다. 일례로 넥슨이 서비스중인 C 게임은 이용자들이 화폐를 다 써버려서 돌려받지 못하게 되자, 해당 이용자들이 차후 게임 내에서 화폐를 획득할 때마다 주기적으로 회수에 나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