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물약→분홍물약…‘로스트아크’, 中 검열로 달라진 풍경

텐센트, 첫 비공개 테스트 실시…현지화 콘텐츠에 지적 쏟아져

2023-03-13     서동민 기자
(사진=命运方舟 홈페이지)/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판호(게임 서비스 권한)를 발급받은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중국 서비스명 命运方舟)’가 3월 9일부터 12일까지 중국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첫 소규모 테스트를 진행했다.

한국과 북미에서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는 ‘로스트아크’는 중국에서도 일찌감치 최대 기대작 중 하나로 꼽혀왔다. 그러나 이번 테스트가 시작된 후 ‘로스트아크’ 관련 포럼과 팬 사이트에서는 현지화와 관련된 불만이 잇따라 터져나왔다. 한국 버전에 비해 많은 부분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게임에 등장하는 모든 여성 캐릭터들은 한국 버전에 비해 몇 겹의 옷을 더 껴입어 노출을 최소화했으며, 성적 매력을 뽐냈던 ‘서큐버스’는 무거운 갑옷으로 몸을 가렸다. 일부 이용자들은 ‘서큐버스의 가슴둘레 사이즈가 줄어들었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또한 전투시 뿜어져 나오는 피의 색깔도 붉은색에서 보라색 또는 검정색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피가 들어간 물약도 빨간색에서 분홍색으로 변경됐다.

한국 버전(왼쪽)과 중국 버전(오른쪽)의 차이/그린포스트코리아
붉은색에서 분홍색으로 바뀐 물약/그린포스트코리아

해외 게임이 중국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선정적, 폭력적, 종교적인 표현을 수정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중국 게임에서는 신체 훼손은 물론, 선혈과 해골도 표현할 수 없다. 이로 인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리그 오브 레전드’에 등장하는 해골 캐릭터들은 유령이나 살이 붙은 생명체로 대체됐다.

또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중국 버전인 ‘화평정영’에서도 선혈 효과와 사람이 죽는 모습이 등장하지 않으며, 넥슨 ‘던전앤파이터’도 최근 종교적인 표현을 대대적으로 수정했다. ‘로스트아크’도 이같은 현지화 작업을 거친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번역이 어색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텐센트가 ‘로스트아크’의 정식 서비스를 서두르는 과정에서 폴리싱이 떨어진다는 게 현지 이용자들의 의견이다.

한편 텐센트는 ‘로스트아크’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직업 소개 자료와 관련 동영상을 지속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텐센트는 “준비가 되는 대로 더 많은 이용자들이 참가할 수 있는 후속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로스트아크’의 중국 출시 일정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으나, 텐센트가 출시를 서두르는만큼 오래 걸리지는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