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아크’, 봇 잡다 생사람도 잡았다…아마존 공식 인정

무고한 계정 차단 순차적으로 해제

2023-01-16     서동민 기자
(사진=아마존게임즈)/그린포스트코리아

스마일게이트RPG의 ‘로스트아크’가 북미에서 봇(Bot)을 차단하다가 무고한 이용자들의 계정까지 대거 차단했다. 북미 서비스를 맡은 아마존게임즈는 “이번 사건과 관련된 모든 차단이 해제될 것”이라며 실수를 인정했다. 차단이 해제되면 스팀 프로필의 ‘전과’도 삭제된다.

1월 아마존게임즈는 ‘로스트아크’에서 봇 계정을 상대로 대규모 계정 정지에 돌입했다. 봇은 자동 사냥으로 재화를 양산해 게임 속 경제를 망가뜨리고 서버 공간을 차지해 불필요한 대기열을 발생시키는 등 북미 ‘로스트아크’의 골칫거리가 되어왔다. 그러나 아마존게임즈는 봇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계정들까지 차단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날벼락을 맞은 이용자들은 불만을 토했고, 스팀(Steam)의 ‘로스트아크’ 리뷰 평가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에서 ‘대체적으로 부정적’으로 급락했다.

이번 무고 밴 사태는 상당 기간 게임에 접속하지 않은 이용자들에게 주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짧은 시간 활동한 후 해당 계정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봇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러나 모든 게임에서 공용으로 쓰이는 스팀 프로필이 문제가 됐다. 스팀에서는 봇이나 비인가 프로그램(핵)을 사용하다가 적발될 경우 스팀 프로필에 ‘게임 차단’이라는 기록이 남게 되는데, 이용자들은 자신의 프로필을 보고 ‘로스트아크’로부터 차단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리게 됐다. 프로필의 차단 기록은 다른 사람도 열람할 수 있어 일종의 ‘주홍글씨’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한 이용자는 “지난해 2월 이후 로스트아크에 접속도 하지 않았는데 아무 이유 없이 차단 기록이 생겼다”고 보고했고, 다른 이용자는 “어떻게 게임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차단할 수 있느냐”고 불만을 토했다.

(사진=북미 로스트아크 공식 포럼)/그린포스트코리아

논란이 커지자 아마존게임즈는 공식 포럼을 통해 무고 밴을 인정하고 차단을 해제하겠다고 약속했다. 대규모 계정 차단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부 이용자들이 무고 밴을 당했다는 주장을 하는 것은 온라인게임에서 흔한 일이지만, 이처럼 서비스 주체가 무고 밴을 공식 인정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다.

아마존게임즈는 “최근 봇 차단과 관련해 일부 무고한 이용자들이 차단을 당했다는 보고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러한 일이 발생하게 된 오류를 파악하고, 정상적인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복구 작업을 적극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사건과 관련해 로스트아크 게임 및 스팀 계정에 적용된 제재는 아무런 페널티 없이 취소될 것”이라며 “문제가 지속될 경우 고객 지원 팀에 문의해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스팀 프로필의 차단 기록도 사라질 전망이다.

한편 ‘로스트아크’는 봇이 기승을 부렸던 지난해 6월 기준 최고 동시접속자 수 88만명을 기록한 바 있다. 이후 아마존게임즈가 대대적인 봇 차단 작업에 나선 결과 최고 동시접속자 수 20만~30만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북미 ‘로스트아크’는 가까운 시일 내에 ‘더 위쳐’와의 컬래버레이션 콘텐츠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