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19/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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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열대 아프리카를 상징하는 식물이자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 사는 식물 중 하나로 알려진 바오밥 나무가 차례로 죽어가고 있다.

프랑스 환경 매체 '플라넷 스코프'(Planet Scope)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루마니아, 미국, 남미 등 세계 각지의 연구진이 참여하는 연구팀이 2005~2017년 아프리카 곳곳에 포진해 있는 바오밥 나무를 조사한 결과 수령이 1100~2500년 된, 아프리카에서 매우 오래되고 큰 바오밥 나무들이 연이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아프리카 바오밥 나무는 주로 짐바브웨와 나미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보츠와나, 잠비아 등 아프리카 남부에서 주로 서식한다.

현재 지구 상 존재하는 나무 중 가장 오래된 바오밥 나무는 스웨덴 북쪽에 살고 있는 나무로, 수령이 9550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만큼 바오밥 나무들은 보통 전체 둘레가 대형 버스의 길이와 비슷할 정도로 수관이 거대하다.

그런데 이 같이 수령이 길고 압도적인 크기의 바오밥 나무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죽어가고 있다.

연구팀은 “방사성탄소를 이용해 아프리카에서 많은 수령을 자랑하는 바오밥 나무를 관찰한 결과, 수령이 가장 오래된 13그루 중 7그루, 수관이 가장 큰 나무 6그루 중 5그루는 이미 완전히 죽었거나 식물세포가 이미 파괴돼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짐바브웨에 위치한 ‘판케’라는 바오밥 나무는 연구대상 나무들 중 가장 수령이 많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나무의 수령은 약 2500년으로 추정되는데 2010년에서 2011년 사이 가지부분이 부러지기 시작했다.

나미비에에 위치하는 ‘홀붐’이라는 바오밥 나무는 연구대상 나무들 중 크기가 가장 크다. 둘레 35.1m에 높이 30.2m다.

또 보츠와나 중심에 자리해 국가가 인정한 기념물이자 세상에 가장 널리 알려진 바오밥 나무인 ‘챕맨’도 2016년 1월 7일부터 갑자기 세포가 파괴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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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에 따르면 바오밥 나무들의 잇단 죽음은 지난 12년간 유독 두드러졌으며 그 원인은 멈출 줄 모르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지구의 온도가 계속해서 올라가는 현상은 아프리카 남부의 기후변화를 일으켰으며 바오밥 나무들을 죽음으로 몰고 있다는 게 연구진들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죽은 바오밥 나무에게서는 질병의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면서 “자연적으로, 갑작스럽게 죽는 바오밥 나무가 아프리카 곳곳에서 관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 나무는 3000년 이상을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사람이 일생동안 이 나무가 죽는 것을 보는 일은 매우 드물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아프리카에서 수령이 매우 높은 바오밥 나무들이 연이어 죽어가는 이유를 아직은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기념비적인 바오밥 나무들의 종말 현상은 아프리카 남부에서 두드러지는 기후 변화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면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지만 아마 기온 상승과 가뭄이 이 식물에게 위협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원인이 무엇이든 바오밥 나무들이 죽어가는 현상은 남아프리카 대륙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나무가 죽어 그늘이 사라질 것이며, 이 나무의 껍질과 뿌리, 씨앗, 열매 등을 먹고 사는 동물들에게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기후변화로 인해 바오밥 나무가 위험에 처하는 현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학잡지인 생물학적 담론(Biological Conservation)은 지난 1996년 마다가스카르에 서식하는 바오밥 나무 3그루 중 2그루가 종말 위기에 처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roma201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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