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과 대암산 개체군 제외 나머지 '복제' 가까워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식물인 기생꽃. (환경부 제공) 2018.10.15/그린포스트코리아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식물인 기생꽃. (환경부 제공) 2018.10.15/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창완 기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기생꽃‘의 유전적 다양성이 극히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원효식 대구대 교수팀과 함께 2016년부터 최근까지 ‘기생꽃‘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를 수행한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 지리산과 대암산 개체군을 제외한 나머지 개체군이 집단 내 유전적 다양성이 없는 복제 개체군에 가깝다고 밝혔다.

‘기생꽃’은 앵초과에 속하는 식물로 전 세계적으로 북반부 한대 지방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리산에서부터 오대산, 설악산까지 비교적 높은 산지와 습지에서 발견된다. 

연구진은 설악산, 오대산, 태백산, 지리산 및 대암산의 기생꽃 집단과 일본, 중국 몽골 등 총 13개 집단 126개체 서식지 현황을 조사해 유전자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국내 기생꽃 집단은 대암산과 지리산 집단을 제외하고 대부분 제한된 분포 영역 안에 서식했다. 이들 집단의 유전적 다양성은 ‘0’으로 나타나 집단 내 모든 개체의 유전자형이 동일한 복제 개체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멸종위기종과 같은 희귀생물종에서 유전적 다양성이 매우 낮으면 환경 변화나 교란에 취약하다.

연구진은 우리나라 자생 기생꽃은 빙하기 때 남하했던 집단이 빙하기가 끝난 뒤 비교적 온도가 낮은 일부 고산 지역에만 고립되어 남은 개체군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진은 최근 기후변화로 기생꽃 분포지의 기온이 계속 오를 경우 현존하는 집단의 유지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기생꽃의 유전적 건강성을 높이기 위해 다른 개체군을 도입하는 등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다른 집단의 개체를 도입할 경우 오히려 집단 전체의 적응도가 감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부작용 가능성을 좀 더 세부적으로 분석하고 연구한다는 방침이다.

seotiv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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