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강조한 SK이노베이션의 'SHE경영'

기후변화, 나쁜 대기질, 물 부족 등 환경문제 해결은 국제사회의 공통된 관심사다. 환경문제는 개인의 삶에도 영향을 주지만, 기업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다준다. 많은 기업들이 친환경에 관심을 보인다. 전 세계가 환경을 걱정하는데, 이를 외면하고서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을 기대할 수 없어서다. <그린포스트코리아>는 창간 6주년을 맞아 국내 기업들이 어떤 방식으로 환경의 가치를 좇고, 무엇을 추구하는지 살펴봤다. [편집자주]

[그린포스트코리아 주현웅 기자] 국내 최초 및 최대 에너지·화학기업인 ‘SK이노베이션’은 안전과 보건은 물론 친환경 노력도 업계 선두를 자부한다. 경영방침부터 ‘인간 위주의 이념을 바탕으로 한 무재해와 친환경’을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의 친환경 경영은 글로벌 무대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지난 1월 ‘2017 그린랭킹’을 발표하며 SK이노베이션을 세계 91위에 올렸다. 그린랭킹은 뉴스위크가 2009년부터 매년 글로벌 500대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친환경성을 평가해 매기는 순위다.

정유·석유화학 등 대표적인 ‘굴뚝산업’을 하는 SK이노베이션이 어떻게 이처럼 높은 순위를 기록할 수 있었을까. SK이노베이션은 ‘SHE경영(Safety·Health·Environment)’을 비결로 꼽았다. 그렇다면 SHE 경영은 무엇일까. 그에 대한 자세한 내용들을 알아봤다.

SK이노베이션은 사업장의 쾌적환 환경을 무척 중요시한다.(SK이노베이션 제공)2018.10.11/그린포스트코리아
SK이노베이션은 사업장의 쾌적환 환경을 무척 중요시한다.(SK이노베이션 제공)2018.10.12/그린포스트코리아

“친환경 경영을 해야 사람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어요.”

SK이노베이션의 한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그는 “원론적인 말이 아니라 현실이 그렇다”면서 “실제로 회사 내부적으로도 법규가 요구하는 수준 이상의 안전·보건·환경기준을 수립해 운영 중”이라고 덧붙였다.

2012년 CEO 직속 조직으로 신설된 ‘SHE본부’는 SHE경영의 컨트롤타워다. SK이노베이션의 핵심 조직 중 하나로서 친환경성을 주요 가치로 내세운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의 ‘SHE경영’은 생산활동 및 사업시설 전반에 침투해 있다.

생산활동과 사업시설 측면에서 ‘환경경영시스템’을 도입·운영 중인데, 이는 환경경영의 목표 수립부터 계획 및 실행, 개선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신규화학물질 제조시 제품을 구성하는 화학물질명, 화학물질의 함량 및 CAS(Chemical Abstracts Service) 번호 등을 전부 작성해 화학물질관리협회에 제출한다.

또 생산활동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장의 모든 팀이 전년도 폐기물처리 내역을 참고, 연간 예상 발생량 및 감량화 계획을 작성해 그 실적을 관리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친환경 노력을 보다 실증적으로 볼 수 있는 지표도 있다. 기업의 환경투자 및 지출 총계를 보면 매년 증액 추세다. 연도별로 2015년 374억원, 2016년 406억원, 2017년 785억원가량을 각각 기록했다.

자동차 내·외장재 폴리프로필렌 적용 사례도(SK이노베이션 제공)2018.10.12/그린포스트코리아
자동차 내·외장재 폴리프로필렌 적용 사례도(SK이노베이션 제공)2018.10.12/그린포스트코리아

SK이노베이션의 친환경성에 대한 의지는 성과로 나타났다. 지난달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 사업 확대를 위해 자회사인 SK종합화학에 TF를 꾸렸다. 생분해성 플라스틱·플라스틱 재활용을 중심으로 신규 사업과 중장기 연구 과제를 발굴하는 게 TF의 목표다.

그보다 앞선 지난 6월에는 범용 플라스틱 대비 사용량을 10%가량 줄일 수 있는 ‘고결정성 플라스틱’을 개발했다. 이 플라스틱을 통해 자동차의 무게를 최대 10㎏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자동차가 가벼워지면 연비개선은 물론 배출가스가 줄어든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친환경 선박 연료유 생산설비 확충과 친환경 석유제품 생산 비중을 늘리기 위해 1조원 규모의 ‘탈황’ 설비를 신설하기도 했다. 석유제품은 대개 황의 함량이 낮을수록 친환경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SK이노베이션의 탈황설비 신설은 국제해사기구(IMO)가 2020년 1월부로 전 세계 선박 연료유 황 함량 규격을 기존 3.5%에서 0.5%로 대폭 강화하기로 한 데 따른 선제조치다. SK이노베이션은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새로운 기회를 만들기 위해 일찍이 탈황설비 구축에 나선 것이다.

모어댄은 최근 합정스토어점을 열었다.(모어댄 제공)2018.10.12/그린포스트코리아
모어댄은 최근 합정스토어점을 열었다.(모어댄 제공)2018.10.12/그린포스트코리아

SK이노베이션이 친환경 사회조성을 위해 노력하는 것들 중 가장 유명한 분야는 사실 따로 있다. 다름 아닌 ‘모어댄’이다. 모어댄은 SK이노베이션이 육성 중인 친환경 사회적기업이다.

친환경 업사이클링업체로 2015년 설립된 모어댄은 착한 소비 열풍 속에서 성장을 이뤄냈다.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도 모어댄의 상품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져 유명세를 탔다. 그런 모어댄의 설립을 지원한 곳이 SK이노베이션이다. SK이노베이션의 지원과 함께 모어댄은 지난해 매출액 3억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4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이처럼 친환경성에 특별히 신경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기준을 따르는 한편 자사의 안전 등이 이유라고 말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글로벌 수준의 안전 및 보건, 환경경영을 일관되게 이어가는 것은 당연하다”며 “안전과 보건 상의 위험요인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구성원들의 산재 및 직업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쾌적한 환경 조성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SK이노베이션은 온실가스, 대기, 수자원 및 폐기물에 이르기까지 엄격한 자체 환경기준을 적용해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운용 중”이라며 “이 같은 시스템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chesco12@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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