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균 효과는 ‘탁월’하지만 포름알데히드 등 휘발성유기화합물 저감은 ‘불확실’

경기도 광명시 이케아 쇼룸의 모습.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서창완 기자) 2018.8.29/그린포스트코리아
경기도 광명시 이케아 쇼룸의 모습.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서창완 기자) 2018.8.29/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창완 기자] 얼마 전 서울 홍은동으로 이사한 김모(42)씨는 입주청소 서비스를 받았다. 30평형 아파트 입주청소에 30만원을 썼다. 추가 옵션으로 9만원에 새집증후군 제거 시공도 받았다. 피톤치드 시공만 따로 하면 20만원이다. 업체에서는 피톤치드액 분사로 유해물질을 흡착 분해해 새집증후군을 완벽히 제거한다고 소개했다. 이 말은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시중에 판매되는 피톤치드 스프레이가 내세우는 장점은 ‘새집증후군 저감’이다. 이들 제품이 광고하는 효과를 나열하면 실내 공기 청정, 포름알데히드 등 각종 유해물질 중화, 진드기·곰팡이 제거 등이다. 항균·살균·탈취로 다양한 새집증후군 유발 요인을 잡아낸다는 뜻이다. 입주청소업체들은 믿을 수 있는 친환경 피톤치드 제품으로 새집증후군을 막아낸다고 자부한다.

◇검사 기관들 “피톤치드 탈취 효능, 확답 어렵다”

새집증후군이 생기는 요인은 포름알데히드 등 휘발성유기화합물질과 라돈 등 방사성 오염물질, 곰팡이·진드기 등 생물학적 오염물질로 크게 3가지다. 이중 휘발성유기화합물질 비중이 가장 크다고 알려져 있다. 업체들은 피톤치드 스프레이 분사 뒤 30분에서 1시간 이내 포름알데히드를 90% 이상 제거할 수 있다고 선전한다.

특히 업체들은 각종 시험성적서를 내세워 이런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제품 효능이 객관적으로 입증됐다고 자신한다.

하지만 정작 해당 연구를 수행한 기관에서는 피톤치드의 휘발성유기화합물 저감 효과를 확신하지 못했다.

검사 수행 기관 중 하나인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 환경보건팀 관계자는 피톤치드에 포름알데히드 등 저감 효과가 있냐는 질문에 “포름알데히드는 수용성 물질로 액체에 잘 녹는 성질이 있다”면서 “(포름알데히드는) 물을 뿌려도 어느 정도 저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피톤치드 효과가 화학적으로 검증된 바 없다고 말했다.

한 청소업체의 포름알데히드 등 저감 효과 실험 광고. (홈페이지 캡처) 2018.8.29/그린포스트코리아
한 청소업체의 포름알데히드 등 저감 효과 실험 광고. (홈페이지 캡처) 2018.8.29/그린포스트코리아

다른 기관인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그린소재평가센터 관계자 역시 “피톤치드가 포름알데히드 저감에 효과가 있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며 “우리는 제품 용액을 뿌려서 포름알데히드가 얼마나 감소됐는지 탈취율을 보는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한 사설연구소 관계자도 “우리는 단지 결과치만 작성하는 것이지 피톤치드 효과를 알 수 있는 기기나 역량은 갖추지 못 했다”고 설명했다.

◇피톤치드, 항균은 ‘탁월’ 포름알데히드 저감은 ‘글쎄’

새집증후군 유발 물질로 유명한 휘발성유기화합물은 벽지, 페인트, 합판, 가구 등에 쓰인 접착제, 세척제 등의 화학물질에서 나온다. 건축 과정에 필요한 대부분의 자재에 오염원이 포함돼 있다. 전문가들은 친환경 자재 사용과 흡방습·흡착·항곰팡이·항균 등 기능성 자재 사용이 적절히 조화돼야 새집증후군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런데 피톤치드 스프레이는 분사만으로 이 모두를 해결할 수 있다고 광고한다. 피톤치드만 놓고 보면 진드기·곰팡이 등 벌레 제거나 항균 작용에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나와 있다.

KCL 그린소재평가센터의 다른 관계자 역시 “피톤치드는 기본적으로 항균력이 있다”며 “항균과 항바이러스에 유의미하다는 논문들도 많아 어느 정도 검증된 부분”이라고 말했다.

관련 논문을 살펴보면 피톤치드의 효과로 방충·살균을 가장 먼저 뽑는다. 공기 정화나 미세먼지 저감 등에 대한 효능도 언급돼 있지만 주요한 내용은 아니다.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오염도 저감에 대한 실험 역시 대장균·녹농균 등에 대한 항균 효과에 집중돼 있다. 포름알데히드 저감에 관한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

정용기 천연자원연구원 기술연구팀장은 “제품을 생산할 때 멸균과 탈취 효과가 있는 알콜 같은 물질을 섞는다고 가정하면 이렇게 나온 효과는 피톤치드 오일의 효과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또 “100% 순도 피톤치드의 경우 향이 독하다”며 “일반인들이 좋아하는 향은 희석되거나, 저온 보관으로 잘 숙성된 경우”라고 설명했다.

seotiv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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