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구 소득 대비 보험료 지출 20% 육박
소비자, 저축 또는 목돈 마련 수단으로 여겨

[출처=goo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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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코리아 신새아 기자] 우리나라 가계가 소득에 비해 보험료를 과다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소비자연맹에 따르면 국내 가구는 매월 평균 100만원이 넘는 보험료를 납입하고 있으며 가구당 평균 12개의 보험 상품에 가입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물가실태 조사사업으로 진행한 ‘가계 보험가입 적정성에 대한 비교조사 연구’를 통해 나온 결과다.

연구 결과를 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험료는 세계 평균의 약 2배에 달한다. 세계 6위 수준이다.

금소연 관계자는 “매월 납입하는 보험료는 103만4000원으로 조사 대상 가구의 세전 월평균 소득 557만원의 18% 수준”이라며 “적정 보험료 수준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0%가 ‘소득의 5~10%’라고 답한 사실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가계 보험료 지출은 과도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납입 보험료가 가장 많은 보험상품은 연금보험으로 월평균 18만2000원이었다. 이어 △저축성 보험(17만9000원) △변액보험(14만9000원) △장기손해보험(7만5000원) △실손의료보험(6만3000원) 등이 뒤를 이었다.

“보험, ‘저축·목돈 마련’ 수단으로 여기면 안돼“

금소연은 조사에 응답한 소비자 다수가 보험을 ‘저축 또는 목돈 마련’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응답자 중 76%가 실손의료보험, 사망보장보험 등의 경우 ‘잠재적 위험을 보장받기 위해’ 가입했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변액보험이나 저축 기능이 포함된 보험은 응답자의 66%가 ‘자금 마련’을 가입 목적으로 꼽았다.

이에 대해 조연행 금소연 대표는 “보험상품의 경우 금융투자상품이나 예·적금과 달리 보험료의 약 10%이상이 보험회사 사업비로 쓰이기 때문에 저축 기능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특히 조사에 참여한 소비자 다수가 변액보험을 투자 상품으로 오인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변액보험은 보험사가 기금을 운용해 이에 따른 실적으로 질병 등을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조 대표는 또 “변액보험의 경우 ‘연금 주는 종신보험’과 같이 특약 상품이 많은데 여러 기능이 합쳐진 보험 상품을 한 번에 든다고 좋은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이는 ‘보험 끼워 팔기’로 소비자가 특약 상품을 구입하면 노후 대비, 실손 보험, 종신 보험 등 자신의 목적에 맞는 보장을 제대로 받을 수 없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잘 모르고 보험에 가입한 결과 중도 해지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가입 소비자 27%는 최근 5년 이내 납입한 보험료의 손실을 감수하면서 보험해지를 한 경험이 있었다. 네 가구당 한 가구 꼴인 셈이다.

이는 보험을 저축 수단으로 보는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중도해지를 경험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이미 납입한 보험료의 손실을 보는 불합리한 보험소비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금소연 관계자는 “가구주의 연령, 가구원 수, 가구 소득, 건강상태, 직업 등을 적정 보험료를 지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aeah5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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