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없이 실내 온도 27도 유지

24시간 에어컨 가동해도 전기료 5만원

고성능 단열 등 건축기술, 신재생에너지만 활용…온실가스 배출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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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 제로에너지 주택 모습 [출처=국토교통부]

[그린포스트코리아 박현영 기자] 영하권 한파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는 요즘, 난방비 걱정도 덩달아 늘고 있다. 하지만 보일러 없이도 27도 수준의 실내 온도를 유지하는 주택이 있어 화제다.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서울 노원 제로에너지 주택’이 그 주인공이다.

제로에너지 주택은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을 위해 국토교통부가 집중 육성하고 있는 에너지 자립 주택이다. 이 주택은 열 손실을 최소화하는 3중 유리창 등의 고성능 단열자재를 사용해 외부와 실내 공기를 차단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겨울동안 제로에너지 실험용 주택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확인한 결과, 실험주택의 난방 에너지 사용량은 일반 주택(7242.9kWh) 대비 96.9% 절감된 221kWh 수준이었다.

여름철 냉방비도 실험했다. 기록적인 폭염이 발생했던 지난해 여름(7~8월), 실험용 주택과 일반 주택의 내부 온도가 25도로 유지되도록 24시간 에어컨들 틀었다. 그 결과, 같은 면적의 일반 주택에선 총 700kW의 전기를 사용해 37만 4000원의 전기료가 발생됐으나, 실험용 주택은 233kW가 사용됐으며, 전기료도 5만원 수준에 불과했다.

국토부 측은 ”실험주택에서는 펠릿보일러를 사용해 제로에너지를 달성하지는 못했다“며 ”실증단지는 지열난방을 통해 실제로 제로에너지를 달성, 주거비 절감에 효과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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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에너지 실험용 주택 모습. [출처=국토교통부]

제로에너지 주택의 최대 장점은 단열과 보온 등에 최신 건축 기술이 활용됐다는 점과 단지 내 필수 에너지 사용량의 60% 이상을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서울 노원 제로에너지 주택은 1300개의 태양광 패널과 지열로만 냉난방 및 온수, 조명 등을 해결한다. 화석연료로 만든 발전소 전기를 전혀 쓰지 않아, 당연히 온실가스 배출은 전혀 없다.

국토부가 제로에너지 주택 공급을 추진한 배경은 온실가스 감축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015년 파리협약에서 국가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를 BAU(203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대비 37%로 상향조정했다. 이는 분야별로 온실감축수단을 발굴해 이행해야 달성될 수 있는 수준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2030년까지 신축 건축물의 70%를 제로에너지화하면 1300만톤의 온실가스가 감축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건물 부문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의 36%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한 우리나라 에너지 소비량의 21%가 건물에서 소비되는 만큼, 제로에너지 건물이 늘어난다면 2030년까지 500MW급 화력발전소 10개를 대체하는 에너지 절감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연간 1조 2000억원의 에너지 수입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수준의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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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에너지 빌딩 개념도 [출처=국토교통부]

선진국에서도 제로에너지주택 사업에 주목하고, 보급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일본에선 2020년까지 신축 주택 과반수를 제로에너지주택으로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제로에너지주택을 건축 및 개조할 수 있는 업체를 모집했고, 2017년 기준으로 총 6065개의 건축 관련 업체들이 등록했다.

미국과 EU(유럽연합)도 제로에너지빌딩 달성 목표를 정하고 금융지원 및 기술개발에 서두르고 있다. 특히 EU는 2021년부터 새로 짓는 건축물들이 모두 제로에너지화 될 수 있도록 의무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편, 우리나라는 서울 노원 제로에너지 주택이외에도 세종시·김포시·오산시 등에서 ‘임대형 제로에너지 단독주택사업’을 추진 중이다. 단독주택 단지는 교통이 편리하고 쇼핑, 의료 등 주거환경이 우수한 전국 3곳의 신도시에서 동시에 건설된다. 제로에너지 단독주택은 전기료, 냉난방비 등 동일 규모의 일반 아파트 대비 약 65%의 에너지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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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 제로에너지 주택 모습. [출처=노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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