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구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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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코리아 조규희 기자] 4차산업혁명의 물결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ICT기술 발달이 만들어 낸 혁신적 기술인 IoT, 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이 산업 기술과 융합해 경제 전반을 새롭게 혁신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점점 늘고 있다. 기자는 사물인터넷 국제전시회와 한국전자전을 취재하며, 이와 같은 경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음을 몸소 체험했다. IoT 기술로 모든 기기를 통신으로 연결해 생성된 데이터를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하고, 이들 빅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사용자 편의성은 점점 극대화돼 갈 것이다. 

기업들은 각자 자신의 기술적 우수성을 강조하며, 기술력을 가진 기업과 협업체계를 구축했다는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곤 한다. 그러나 재미난 사실은 ICT라는 개념과 기술적 용어에 대해 일반인들은 어렵고 지루하게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일반인들은 "그래서 뭐?", "그래서 뭐가 좋아지는 건데?"라는 반문하곤 한다. 그렇다. 그들은 기술에는 결코 관심이 없다. 그들의 관심사는 '4차산업혁명 이후 자신의 삶에 어떤 변화가 오는지'이다.

물론 최근에는 일반인의 기술에 관한 관심도 늘고 있으며, 인터넷을 통해 전문적 수준의 지식을 습득할 기회도 열려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일반인 대부분은 자신이 받을 수 있는 혜택(결과)에 관한 관심이 높지, 기술(과정)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빅데이터를 일반인들에게 소개할 때 '머니볼'이라는 영화가 단골로 인용된다. 머니볼에서 빌리 빈 단장은 기존 평가 지표였던 타율 대신 OPS(타율+출루율) 기준으로 가성비 좋은 선수들을 모아서 저예산으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내용의 영화다. 비록 월드시리즈 우승까지는 이루지 못했지만,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한정된 데이터만으로도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영화 속 내용을 통해 고객들이 쏟아낼 방대한 데이터를 완벽하게 분석할 때 상상하지도 못할 혁신이 일어날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게 됐을 것이다.

환경부에서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전기차 구매 시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미디어에서는 전기차에 대한 좋은 점을 쏟아내고 있지만 아직 실제 사용자 증가는 더딘 편이다. 그 이유는 인프라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서울 시내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는 주유소와 달리 전기충전소는 그 수가 손가락에 꼽히며, 그나마도 고장이 잦아 편의성이 떨어진다. 즉, 전기차가 아직은 고객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혜택의 기준인 편의성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모양새다. 환경부는 정부 차원의 인프라 설치가 선행돼야 전기차 수요가 늘어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4차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핫이슈로 부상한 지 벌써 2년이 지났다. 2년 동안 기술의 융합이 빠르게 이뤄져 최근에는 상용화된 제품과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고객들은 자신이 어떤 혜택을 받고, 받을 수 있는지 모르고 있는 것 같다. 글로벌 기업인 아마존에서는 고객에게 '경험'을 선사한다. 아마존웹서비스(이하 AWS) 정우진 이사는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은 충성 고객이 된다"고 설명했다. 고객이 서비스에 만족하면 자연히 서비스를 지속해서 이용하게 된다. 이를 위한 경험과 기회를 제공하는 게 기업의 몫일 것이다. 기업들은 기술적 마케팅 메시지보다는 고객이 경험할 새로운 혜택을 제시해야 할 시점이다. 

스포츠 만화의 전설 이노우에 다케히코 작 '슬램덩크'의 "왼손은 거들 뿐"이라는 명대사가 떠오른다. "기술은 거들 뿐"

khcho@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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