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허리케인 피해규모 300조 이상… 멕시코, 지진으로 2주간 약 250명 사망

[출처=Bloom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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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한 달 동안 미국과 남미 국가들은 전례 없는 자연재해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미국은 하비(Harvey)와 어마(Irma)에 의한 상처가 가시기도 전에 새로운 허리케인이 접근 중이며, 멕시코는 계속되는 강진으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美 골드만삭스, “하비,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자연재해”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지난 10일 허리케인 하비의 피해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자연재해”라고 평가했다. 이로 인해 텍사스 주에 미친 전체 피해 규모를 고려해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연율 환산 기준)에서 2.0%로 낮췄다. 골드만삭스는 “이러한 대규모 자연재해는 성장을 일시적으로 둔화시킨다(temporary slowdown)”며 “이는 3분기 경제성장률이 최대 1%포인트 떨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기상분석업체 어큐웨더(AccuWeather) 하비와 어마로 인한 피해액이 2900억 달러(약 328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국내 GDP 13%에 해당하는 천문학적인 규모다. 어큐웨더는 교통 및 인프라 피해규모, 실업률 상승, 기업과 주택 피해, 연료값 상승 등을 추산해 전체 피해액을 산출했다.

텍사스 휴스턴 시를 폐허로 만든 하비가 끼친 피해액은 미국 재난 역사상 가장 많은 1900억 달러(약 215조원)에 달한다. 플로리다 주를 휩쓴 어마 피해액도 1000억 달러(약 113조 원)가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허리케인 호세(Jose) 이동경로 [출처=Fox News]
허리케인 호세(Jose) 이동경로 [출처=Fox News]

미국, 9월 한 달 동안 허리케인 4개 덮쳐

한편, 미국은 뉴욕 주 해안가로 이동 중인 1등급 허리케인 ‘호세(Jose)’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Puerto Rico)를 향해 질주하는 5등급 ‘마리아(Maria)’로 인해 비상이 걸렸다.

마리아는 인구 7만 2000명의 도미니카 공화국과 카리브해 동부 섬들을 강타했다. 

도미니카 총리 루스벨트 스케릿(Roosevelt Skerrit)은 SNS를 통해 자신의 공관 지붕이 마리아가 일으킨 강풍으로 인해 날려가는 모습을 생중계했다. 그는 "연락이 닿은 거의 모든 시민들로부터 자신들의 지붕이 날아갔다는 제보를 받았다. 이제 마리아의 완전한 자비를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허리케인국립센터(NHC)의 19일(현지시간) 발표에 따르면 허리케인 호세는 한국 시간으로 21일 오전 뉴욕을 포함한 동부 연안에 상륙할 예정이다.

NHC는 호세는 최대 시속 120㎞의 강풍과 폭우를 몰고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 주 해안가를 지나갈 것으로 분석했다. 블룸버그(Bloomberg)는 "동부 해안가에 허리케인으로 인한 최고 5m 높이의 해일이 밀려올 것으로 예상돼 해당 지역 정유 공장과 뉴욕 항구를 오가는 유조선들이 긴장상태에 있다"고 전했다.

[출처=CNN]
[출처=CNN]

멕시코, 지진으로 2주간 약 250명 사망

멕시코는 지난 2주간 두 번의 지진피해로 엄청난 인명피해가 일어나고 있다.

영국 가디언(The Guardian)은 20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Mexico City)에서 남동쪽으로 120km 떨어진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7.1 강진으로 최소 149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번 지진의 진앙지는 멕시코시티에서 남동쪽으로 123㎞ 떨어진 푸에블라 주 라보소(Raboso) 지역이며, 진원의 깊이는 51㎞라고 밝혔다. 

멕시코시티는 전 세계 지진의 80~90%가 발생하는 '불의 고리'라고 부르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위치해 있다.

공교롭게도 이번 지진은 1985년 규모 9.0의 지진이 발생해 6000여명 이상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지 정확히 32주년(1985년 9월 19일) 되는 날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멕시코시티에서 지진으로 건물들이 무너져 거대한 먼지구름이 일어나고 있다"며 "수천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많은 이들이 가족이나 지인들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지진 후 상황을 묘사했다.

[출처=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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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7일 멕시코에서는 남부 해안에서 규모 8.1의 지진이 발생해 100명 가까운 시민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100년 만에 최악 강진'으로 평가받는 이 지진으로 약 2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는 이번 지진과 지난 7일 일어난 지진의 진앙은 서로 약 640㎞ 가량 떨어져 있으나, 태평양 동부의 코코스 판이 북아메리카 판 아래로 깔려들어가는 지역에서 일어났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 전문가들은 연이어 발생한 허리케인이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들은 성장률, 민간 소비, 고용 등이 줄어들며 단기 경제지표에 빨간불이 켜졌고 이는 미국GDP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미국과 멕시코는 현재 천문학적 피해규모로 인한 경제 위기에 처해 있다. 다만 복구하는 과정에서 피해 규모 이상의 경제 효과가 있을 수 있어 향후 새로운 경제적 도약이 가능하다는 전문가들의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금 미국과 멕시코는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가 보내는 이상 신호를 온몸으로 맞닥뜨리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schung21@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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