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산과학원, 민·관·연 전문가와 자망 자동 조립장치 개발 착수

꽃게잡이에 사용되는 생분해성 어구(왼쪽)와 어민들. [출처=해양수산부]

 


해양생물을 걸려 죽게 하는 ‘유령어업’(ghost fishing)의 주범이자 바다 오염을 가속하는 데 일조하고 있는 나일론 어구가 또다시 우리 바다에 출현했다. 서해안 일부 어민들 사이에서 친환경 생분해성 어구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일면서다.  

9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연·근해에서 조업하는 자망·통발 어선 1406척 가운데 441척(31.4%)에 생분해성 어구가 보급됐다. 90%이상인 398척은 대게자망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붉은대게자망 27척(6.1%), 붕장어 통발·깔때기 13척(2.9%), 참조기자망 4척(0.9%) 순으로 나타났다. 

생분해성 어구는 해수부가 2002년부터 2006년까지 4년간 8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개발한 친환경 어구다. 바닷속에서 2년만 지나면 박테리아, 균류 등 미생물에 의해 분해가 시작된다. 또한 5년 뒤엔 물과 이산화탄소로 완전 분해된다. 

대게자망과 붉은대게자망을 합치면 95%를 훌쩍 넘을 만큼, 꽃게자망에서 생분해성 어구의 보급은 활발한 편이다. 하지만 조립공정과정에서 인력 의존도가 높아, 최근 서해안 일부 어민들은 중국 등에서 제작·수입된 값싼 나일론 소재의 어구를 사용하고 있다. 

나일론 어구는 생분해성 어구보다 어획 성능이 뛰어나고 오랜 시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연 상태에서 분해되는 데 수백 년이 걸리는 데다 유실될 경우 물고기를 걸려 죽게 한다. 해양생태계 오염도 유발한다. 

이렇게 유실된 나일론 폐어구는 매년 4만4000여톤에 이르지만, 25%인 1만1000여톤만이 수거되고 있다. 나머지 3만3000여톤의 폐어구는 바닷속에서 썩고 있다.

이에 국립수산과학원은 어민들이 느끼는 불편을 줄여 생분해성 꽃게자망의 보급을 늘리기 위해 민·관·연 전문가와 ‘자망 자동 조립장치’를 개발하기로 했다. 

과학원은 생분해성 꽃게자망의 교체시기가 빠른 탓에 인건비 부담을 겪는 어민들을 위해 뜸줄과 발줄은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어구의 균일한 부력과 침강력을 유지해 어구의 성능을 높이기로 했다. 또한 생산자와 사용자의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어구생산 관리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과학원 관계자는 “개발이 완료되면 그동안 수입에 의존해왔던 각종 자망의 조립공정이 국내에서 이뤄져 관련 업계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뿐만 아니라 어구생산 관리시스템을 통해 유실 어구와 폐어구의 발생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akjunyoung@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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