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랑 동물복지농장 [출처=동물자유연대]

 


조류독감(AI) 음성 판정을 받았음에도 예방적 살처분 위기에 놓였던 동물복지농장의 닭 5000여마리가 무사히 생명을 건졌다. 이번 일로 '예방적'이라는 이유로 이뤄지는 무차별적 살처분 명령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일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와 환경운동연합은 공동 보도자료를 통해 "전북 익산 참사랑 동물복지 농장이 속한 방역권이 예찰지역으로 전환됐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지난주부터 참사랑 농장의 달걀이 정상 출하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13일 참사랑 농장의 '예방적' 살처분 거부를 위한 생명달걀 모금 캠페인을 실시해왔다. 동물·환경단체 뿐만 아니라 공무원 노조 등의 활발한 참여로 보름만에 756만5000원이 모였다. 모금액은 2일 참사랑 농장에 전달된다.

농장주 유소윤 씨는 "달걀 출하가 가능해진 지금, 감사의 의미로 생명달걀 캠페인에 참여해 주신 모든 단위에 무의미한 살처분으로부터 살아남은 우리 꼬꼬들이 낳은 희망의 달걀을 보내드리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알을 품는 동안은 먹을 것도 거르고, 병아리에게 좋은 먹이를 먼저 먹이는 게 어미닭"이라며 "결코 함부로 대하거나 하찮게 여겨도 되는 존재가 아니다. 닭이나 돼지 등 농장동물들의 생명도 존중받는 세상이 빨리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생명달걀은 다음주까지 두 차례에 걸쳐 배송될 예정이다.

익산 참사랑 동물복지농장은 올해 2월27일 2.1㎞ 떨어진 하림 직영 육계농장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하고 추가 발병 농장이 나오면서 3월10일까지 예방적 살처분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이 농장의 닭들은 2월28일 AI 음성판정을 받았고, 농장주는 법적 대응에 나서는 등 살처분을 거부했다. 이후 21일간의 잠복기를 지나 3월28일 충남대 서상희 교수 연구실에서 AI 검사를 실시한 결과 또 다시 음성판정을 받았다.

카라와 환경운동연합은 "참사랑 농장은 지난주 달걀 출하 직전까지 총 4번의 조류독감 음성판정에도 불구하고 언제 들이닥칠지 모를 익산시의 살처분 강행 우려에 시달려 왔다"며 "익산시는 3월28일 예찰지역 전환을 결정하고 4월21일 달걀을 출하해도 좋다며 참사랑 농장에 이 사실을 뒤늦게 통보했다"고 지적했다.

참사랑 농장은 살처분을 거부한 지난 두 달간 약 1억여 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익산 참사랑농장은 닭장 안에 닭을 가둬 키우는 '공장식 축산'을 하지 않는 동물복지농장이다. 부리를 자르지 않고, 바닥에서 모래 목욕을 하거나 숨어서 알을 낳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건강한 사육 방식을 이어가고 있다.

전진경 카라 상임이사는 "이번 조류독감만으로 3700만 마리 이상의 닭과 오리가 살처분 됐고, 2003년 조류독감 발발 이래 지금까지 감염 여부와 무관하게 방역상의 이유로 죽어간 가금류의 숫자만 8201만 마리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어 "참사랑 동물복지 농장처럼 평소의 동물관리, 방역 수준 및 감염 여부와 무관한 무조건 살처분 명령은 다시 없어야 한다"며 "생명을 경시하지 않는 합리적 방역대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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