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수협은행]

 

SH 수협은행이 또 신임 행장을 뽑지 못했다. 일각에선 54년 역사상 초유의 '행장 공백사태'가 장기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수협은행 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는 20일 회의를 열어 차기 행장 후보자 선정 문제를 논의했지만, 위원들 간 견해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위원회는 정부가 추천한 사외이사 3명과 중앙회 추천 2명으로 구성된다. 은행장 최종 후보자의 경우 위원 3분의 2 찬성을 얻어야 한다. 하지만 정부 측과 수협중앙회 측 위원들이 각각 밀고 있는 행장 후보가 달라 이원태 행장의 후임은 계속해 미정인 상태로 남게됐다. 

이 전 행장은 지난 12일 퇴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후임 행장이 정해지지 않으면서 수협은행은 역사상 처음으로 은행장이 공석인 상태에 놓였다. 이에 정만화 수협은행 비상임이사(수협중앙회 상무 겸직)가 직무대행을 맡은 상황이다. 

이처럼 수협은행의 행장 선출이 미뤄지고 있는 이유는 1조70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정부와 대주주인 수협중앙회 간 '힘겨루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수협중앙회는 수협은행이 독립된 만큼 내부 출신 행장이 선임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수협은행이 수협중앙회로부터 분사한 만큼 조직 혁신을 이끌 중량감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수협은행은 중앙회로부터 독립하긴 했지만, 공적자금 상황 문제가 남아있는 만큼 정부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수협은행이 정부와 수협중앙회 간 '밥그릇 싸움'으로 독립 첫해부터 반쪽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행추위는 오는 27일 차기 행장 관련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행추위는 지난 2월22일 위원회를 구성한 뒤 2번의 공모, 8번의 거쳤지만 차기 행장 선임에 실패했다. 그동안 공모에 지원자만(중복 포함) 16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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