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동물보호단체 "한국 동물보호법 개정안 통과에 힘 모을 것"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동물보호법 개정안 심의 상정 촉구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존 달리 소이독 창립자와 표창원 의원. [출처=포커스뉴스]

 


전통이냐 학대냐를 두고 이어지고 있는 개고기 논란에 국제 동물단체가 "잔혹하다"고 비난했다. 또 우리나라의 동물복지 수준이 뒤떨어져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국제 동물보호단체 주최로 동물보호법 개정안의 심의·상정을 촉구하는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 참석한 태국의 동물보호재단인 소이 독 재단(Soi Dog Foundation)의 설립자 존 달리(John Dalley)는 "한국은 여러 분야에서 선도적이고 혁신적이지만 동물 복지 분야는 선도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고기 산업은 모든 과정이 너무나 참혹하고 잔인하다"며 "어느 나라나 문화나 전통을 이야기하지만 잔혹함을 받아들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해 8월31일 표창원(더불어민주당·경기 용인시정)의원 등이 발의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방안에 대해 국회 동물복지포럼과 국내외 동물보호단체들이 의견을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표창원 의원이 대표발의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은 동물학대 처벌을 강화하고 누구든 학대받은 동물을 구조할 수 있으며, 동물학대 업소 영업 취소·정지와 함께 학대받은 동물 몰수, 동물학대자의 동물 소유를 제한하는 규정 등을 신설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소관으로 현재 계류중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표 의원과 크리스 디로즈(Chris DeRose) 국제동물보호단체 LCA(Last Chance for Animals) 창립자 겸 회장, 소이독재단 창립자 존 달리와 레너드 코엔(Leonard Coyne), 캐빈 브라이트(Kevin Bright) 미국 시트콤 '프렌즈' 감독과 LA 동물 보호가들, 김나미 한국 동물구조단체 세이브코리언독스 대표가 참석했다. 

크리스 디로즈 창립자는 우리나라의 식용 개고기 문화가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젊은이들을 만나보니 이들은 개고기를 먹거나 한국을 상징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었다"며 "이번 개정안은 진보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내용으로, 통과될 경우 아시아의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존 달리는 "태국에서는 2013년까지 매년 50만마리의 개들이 도살돼 베트남에 개고기로 수출됐지만, 2014년 동물보호법이 통과된 이후 개나 고양이의 도살은 불법"이라며 "개고기 산업은 수요가 사라지면 공급도 사라지는 만큼 한국인들의 태도와 인식이 변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특별 게스트로 참석한 캐빈 브라이트 감독은 "애견과 식용견은 따로 있지 않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이번에 한국 식용견 농장에서 두 마리의 강아지를 입양해 미국으로 데려갈 계획"이라며 "강아지들의 충성심과 애정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표 의원은 "동물보호법 개정안은 개고기 산업 종사자들에게 피해를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동물복지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것인 만큼 업종 전환에 따른 지원 정책을 농림수산식품부가 입안하도록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동물보호법 개정안은 생명에 대한 존중이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에 필요한 것"이라며 "동물학대행위에 대한 단속과 처벌은 사람에 대한 범죄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한 국제동물보호단체들은 전세계 45만명의 동물보호활동가들로부터 받은 동물보호법 개정안 지지 서명을 표 의원에게 전달했다. 이들은 100만명 서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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