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압구정본점 지하1층 설 선물 특설 매장에서 직원들이 '엔비 사과'의 당도와 '엔비 사과 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출처=현대백화점]

 


지난해 9월 28일 시행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 발효 이후 처음 맞는 명절인 설을 앞두고 백화점 업계의 설 선물세트 판매실적이 대체로 부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한우, 굴비 등 명절 대표선물로 불리는 우리 농·축·수산물의 판매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현대백화점은 9~16일까지 설 선물세트 본판매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3%나 하락했다고 밝혔다. 특히 한우 –13.3%, 굴비 –12.1%, 청과 –11.6% 등 토종 상품들의 판매가 대폭 줄어들었다. 
 
반면 보관 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데다 5만원 안팎의 저가 세트가 많은 건강식품 판매는 5.5% 신장해 대조를 이뤘다.

롯데백화점도 마찬가지다. 지난 9~15일기준 굴비 –15%, 정육-8%, 청과 –2% 등의 판매 실적은 감소한 반면, 정관장 등 건강식품 판매가 44.2%나 증가한 덕분에 작년 동기대비 총 9.6% 신장률을 보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경쟁사보다 7~10일 먼저 설 판매를 시작했고, 지난주부터 진행한 상품권 증정 프로모션 등이 판매신장에 기여한 것 같다"며 "김영란법 발효로 쉽지 않은 여건이지만 다양한 상품개발로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같은 기간 실적이 작년 동기대비 1.6%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강남점을 증축하고 하남점과 대구점을 신규 오픈하는 등 점포 수와 영업면적 자체가 늘어난 덕에 하락 폭이 1%대에 그쳤지만, 기존 점포만 놓고 비교하면 하락 폭이 3~4%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품목별로는 정육 -1.3%, 수산 -2.7%, 농산 -1.8% 등 5만원이하 세트 구성이 어려운 상품이 감소세를 보였고, 저가 선물세트로 구성된 건강·차는 신장률이 21.7%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김영란법이 가격이 비교적 높은 농축수산물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돼 우려된다”며 “대형마트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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