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한경면 앞바다에서 들어선 해상풍력발전단지. [출처=핫핑크돌핀스]

 


제주도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해상풍력프로젝트가 소음과 진동 등 해양생태계에 치명적이라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사업 추진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환경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18일 제주도에 따르면 국내에 가동 중인 풍력발전기는 모두 531대(2017년 1월 기준)로, 이 중 해상풍력발전기 10기는 모두 제주도에 설치돼 있다. 제주도는 올해 2조6898억원을 투입해 해상풍력발전기 5기를 추가로 건설할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우선 시범지구 지정이 완료된 한림해상풍력(100MW)의 착공을 추진한 뒤 대정해상풍력(100MW)은 지구지정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후 월정·행원(125MW), 한동·평대(105MW), 표선(135MW) 등을 해상풍력지구로 지정하고 환경영향평가 등을 진행해 제주도에 5기의 해상풍력발전기를 짓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친환경 에너지로 주목받아 왔던 제주 해상풍력프로젝트는 해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안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2011년 낸 '해상풍력발전의 환경적·경제적 영향 분석'을 보면 1MW의 풍력발전기에서 내는 소음도는 약 103~106dB에 달한다. 이는 지하철이나 오토바이에서 나는 소음이 90dB, 전기톱을 사용했을 때 발생하는 소음 100dB보다 높은 수치다.

특히 해양풍력발전기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대기 중에 전달되기도 하고, 수직 구조물을 따라 바닷속으로 전달되기도 하므로 주변에 서식하는 동식물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터빈에서 발생하는 진동은 해양 포유류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또 해상풍력발전시설물의 표면에 생물이 부착하거나 녹이 스는 것을 막기 위해 보통 방오도료(防汚途料)를 칠하곤 하는데, 여기엔 페인트 등의 유해성 물질인 유기주석 성분(TriButylTin·TBT)이 섞여 있다. 방오도료가 해류를 따라 흘러들어 가면 해역에 있는 생물은 물론 해양생태계 전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개발원의 설명이다. 

고래 보호 시민단체 핫핑크돌핀스도 해상풍력발전기가 해양생태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경고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해상풍력발전기는 덴마크에서 1991년 최초로 설치된 뒤 2010년까지 유럽을 중심으로 약 830기가 설치됐다. 이후 이들 지역에서는 해양풍력발전기에서 비롯되는 소음과 진동, 전자기장의 영향으로 어류와 포유류가 죽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소음으로 청력을 잃어 목숨을 잃은 고래, 물개 등도 수천수만 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핫핑크돌핀스 조약골 공동대표는 “해상풍력 블레이드·기어·타워 등이 내는 소음과 진동음이 발생하고 저주파와 전자기장도 발생해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 남방큰돌고래를 비롯해 연안 어장과 해안가 양식장에도 큰 타격을 미칠 수 있다”며 “해상풍력발전기가 제주의 해양경관과 어우러져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는 제주도의 사업방침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조 공동대표는 “꼭 지어야 한다면 해상풍력발전기가 해양생태계에 끼치는 면밀히 조사해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조례 제정을 통해 해상풍력발전기에 대해 전문가와 시민이 심의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어 해양생태계를 파괴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해상풍력발전기에 대한 환경단체의 반발에도 추가 건설에 대한 제주도의 고집은 완강하다. 

제주도 경제통상산업국 관계자는 “해상풍력발전기는 제주도가 ‘탄소 없는 섬’으로 나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작업”이라며 “많은 해양풍력발전기가 세워진 덴마크 등 해외 다른 지역을 면밀히 조사하고,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해상풍력발전기가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 (해상풍력발전기 건설 계획) 수정을 고려해보겠지만, 아직 그 정도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오는 2030년까지 전력 수요의 100%를 육·해상 풍력발전의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할 계획이다.

bakjunyoung@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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