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복지 농장의 모습[출처=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재앙은 이미 예견된 상황이었다”

충북 음성에서 동물복지농장을 운영하는 농장주 홍 씨의 말이다. 국내는 지금 사상 최악의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를 겪고 있다. AI의 안전지대라고 불리던 동물 복지농장마저 바이러스가 전파돼 1만3000마리가 살처분됐고, 홍 씨는 분노했다. 그는 이번 사태의 근본원인으로 정부지원 속에 확장된 '밀집사육 농장시스템'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미 FTA 이후 대형화된 밀집사육으로 인해 가금류 질병이 만연화 됐으며, 이는 AI의 전조 증상이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는 밀집 사육으로 인해 AI바이러스에 대응능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한미 FTA 이후 시행된 축사 현대화사업이 작금의 원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럽연합에서는 2012년부터 케이지(cage) 사육이 금지됐다”며 “조류의 동물적 습성에 맞게 사육하지 않는 것은 결국 이러한 재앙을 불러 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육계협회 관계자는 “축사 현대화사업으로 당시 이미 등록된 양계농장 중 증축한 농장들은 50% 금액이 지원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농장 대형화와 밀집사육이 증가했다는 것은 가금류 농가수와 사육된 가금류의 수치를 비교해보면 파악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2년 12월 기준 사육된 닭의 수는 1억4683만6000마리, 가구수는 3144호였지만, 2013년 동월 기준 사육된 닭의 수는 1억5133만7000마리, 가구수는 3087호, 2014년 사육된 닭의 수도 1억5641만마리, 가구 수는 2989호로 닭의 수는 해가 갈수록 증가세를 나타냈지만, 가구 수는 지속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립축산과학원 자료에서도 가구당 산란계 사육수수는 2013년 12월 5만3100수에서 2014년 5만4300수로 2.3% 증가했다. 

이혜원 건국대 3R동물복지연구소 부소장은 “밀집된 축사로 인해 AI 바이러스가 차량이나 사람 등 여러 요인들에 의해 퍼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다수의 닭을 기르다 보면 한 농장의 AI 확진으로 인해 그 안에 있는 모든 닭들이 살처분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부소장은 “싸게 닭고기를 공급해야 한다는 자본주의적 강박관념으로 인해 이러한 시스템이 조성된 것”이라며 “위생적으로 볼 때도 AI가 퍼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닭장에 갇힌 닭의 모습 [출처=포커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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