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태양의 후예' 홈페이지]

 

방송 초반 신데렐라 스토리와 캔디형 여주인공 없이 주목받던 KBS 2TV 수목극 '태양의 후예'가 용두사미 드라마라는 평과 함께 14일 막을 내렸다.

지난 2월 24일 첫 방송되며 '재난 휴먼 멜로 블록버스터'라는 큰 스케일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출발한 ’태양의 후예‘는 결국 그냥 멜로였다.

물론 작가 김은숙 특유의 탁월한 멜로라인으로 "심장을 뛰게 하는 최고의 멜로"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남녀가 리드미컬하게 톡톡 주고받는 대사와 감정의 '밀당', 애간장을 녹이는 애절하고 '달달한' 상황은 김은숙 작가의 전매특허다.

‘시크릿가든’의 “길라임씨는 언제부터 그렇게 예뻤나” ’상속자들‘의 “나 너 보고 싶었냐?” ’태양의 후예‘의 군인말투 등 김 작가는 그동안 숱한 명대사를 탄생시키며 여심을 저격해왔다.

오글거리는 장면부터 절절한 장면까지 김 작가는 자유자재로 그려내며 꿈에서도 만나고 싶은 달콤한 밀당 연애의 정석을 보여줬다.

하지만 멜로 외에는 허점이 많았다. 심지어 "15~16회는 잉여"라는 뼈아픈 소리도 나왔다. 유시진과 서대영의 기나긴 실종과 극적인 생환이 너무 어설프게 그려졌다는 지적이 이어진 것이다.

유시진과 서대영의 죽음이라는 엄청난 사건이 제작비 탓인지 생략법으로 처리되면서 15회에서 극을 감싸던 비장미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16회에서 갑자기 코미디로 장르가 급전환돼 황당하게 만들었다.

이렇듯 계속된 개연성 없는 사건들은 "서사가 없고 유치하다"는 비난을 불러일으켰다.

'태양의 후예' 제작진 단체사진 [사진=송혜교 인스타그램]

 


1~2회에서는 시원시원한 전개로 사이다멜로를 선보였던 드라마는 아쉽게도 끝으로 갈수록 실망감을 안겨줬고, 과도한 PPL이 이러한 흐름에 숟가락을 제대로 얹으면서 멜로에 대한 몰입마저 방해했다.

결국 이 멜로드라마의 최대수혜자는 유시진 역의 송중기가 됐다. 남자 시청자들이 ‘‘태후’에 아내를 빼앗겼다’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이유를 알만도 하다.

송중기는 제대 뒤 예전 역할에 집착하지 않고 남성적인 역할을 택하며 오히려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지만 입대 전 ’성균관스캔들‘에서 보여준 능글맞은 캐릭터와 별반 다르지 않고 ’태양의 후예‘에서도 깊은 내면연기를 필요로 하는 배역이 아니었기에 그의 연기력을 논할 수도 없다.

숱한 논란에도 불구에도 '태양의 후예'는 '해를 품은 달' 이후 4년 만에 30%를 넘은 미니시리즈 드라마가 됐고, 한류를 대대적으로 되살렸으며, 마지막회에서는 전국 38.8%, 수도권 41.6%, 서울 44.2%라는 엄청난 '업적'을 거두며 한국 드라마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작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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