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인섭 "내가 왜놈 정탐배로 죽는구나"

독립운동가 홍범도와 함께한 엄인섭(왼쪽) 출처=한국독립운동사 정보시스템

 

17일 MBC 예능프로그램 '신기한TV 서프라이즈'에서는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소재가 된 인물의 일생이 소개됐다. 독립운동가에서 나라와 민족을 배신한 변절자가 된 그는 안중근과 결의형제를 맺기도 했던 엄인섭이다. 

엄인섭은 러시아군 통역으로 활동하다 1907년 안중근과 의형제를 맺으며 독립운동을 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 이듬해엔 의병부대 창설을 준비 단체인 '동의회'를 조직해 안중근과 함께 일본군수비대와 전투를 벌이며 독립운동에 힘썼다.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하기 위해 손가락을 절단했다는 일본 관헌의 기록도 있다. 

엄인섭은 독립운동에 힘썼으나 경술국치 이후 변절해 일본의 밀정으로 활동했다. 엄인섭이 일제의 주구 노릇을 한다는 사실은 철혈광복단 청년들이 일본 조선은행자금을 탈취해 독립운동 자금으로 쓰려 했던 '간도 15만 원 사건'을 계기로 알려졌다. 엄인섭은 "무기를 사는 데 총이 필요하다"고 철혈광복단 청년들을 속인 뒤 일본 영사관에 밀고했다. 결국 엄인섭의 밀고로 6명의 청년 가운데 5명이 순국했다. 

엄인섭의 말로는 정확하게 알려진 바 없다. 그러나 '간도 15만 원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였던 최봉설은 "엄인섭은 1936년 중국 지린 성 훈춘에서 피를 토하며 죽었으며, '내가 천추만대에 왜놈 정탐배로 죽는구나'라는 말을 남겼다"라고 전했다. 

bakjunyoung@eco-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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