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새만금호 수질개선사업 '중간평가' 한다.

새만금 전경. 출처=새만금사업단

 

[환경TV뉴스] 신준섭 기자 = 연평균 2950억 원. 정부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새만금 사업을 통해 바다를 막아 조성된 인공 호수인 '새만금 호(湖)'의 수질을 개선하겠다면서 투입하기로 한 예산이다. 2010년까지 진행된 1단계 새만금 수질개선사업에 이은 2단계 사업이다.  

국비 2조 1456억원과 지방비 6439억원, 민자 등 1607억 원을 포함해 모두 2조 9502억 원이라는 엄청난 예산이 새만금호 '수질' 문제 하나 때문에 새만금 호에 투입됐거나 향후 투입 예정이다. 경상남도에 '40년간' 무상급식을 시행할 수 있는 금액이다.

이 중 대부분의 예산은 새만금 호와 연결된 만경강과 동진강 줄기에 위치한 도시 등 주거지역의 하수도 정비 사업에 쓰이고 있다. 새만금호로 흘러들게 될 하수를 깨끗하게 정화해 새만금호 수질도 개선시킨다는 대책이다.

이외 예산은 녹조 유발 물질인 '총인(T-P)'을 처리하는 시설과 축산업 시설에서 나오는 오염원을 저감하는 시설 등을 설치하는 데 소요된다.

이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수질 목표는 1~5등급의 수질 등급 중 도시용지 구간인 바닷가 지역에 공급될 물은 생활용수 수준인 3급수, 새만금 호와 2개 강 연결 부근인 농업용지에 공급될 농업용수는 4급수로 책정했다.

3급수는 '고도 정수 처리'를 하면 수돗물로도 쓸 수 있는 수준이며, 4급수는 정수 처리만 해도 공업용수로 쓸 수 있는 정도의 수질이다. 기준으로 놓고 보면 3급수는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이 3~6ppm, 총인은 인 0.050㎎/ℓ 이하다. 4급수는 COD가 6~8ppm, 0.100㎎/ℓ 이하다.

하지만 2011년부터 시작해 사업이 절반 가까이 진행된 현재, 목표 달성은 커녕 새만금호 수질은 오히려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민수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전라북도에서 제출받아 21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새만금 호의 수질은 올해 7월 기준으로 이번 사업 시작 전인 2009년보다 더 악화됐다.

우선 4급수를 목표로 했던 농업용지 구간의 경우 이미 4급수 수준을 달성했다가 현재는 수질 기준 상 최하등급인 5급수보다도 못한 수준으로 변했다. 화학적 산소요구량이 문제였다.

구체적으로 보면 2009년 당시 4.1ppm이던 화학적 산소요구량은 지난 7월 기준 10.9ppm으로 2배 이상 악화됐다. 화학적 산소요구량은 오염물질을 분해해 정화하는 데 소비되는 산소량을 뜻하는 값으로, 수치가 낮을 수록 수질이 좋다는 의미다. 

녹조 유발 물질인 총인 함유량 역시 2009년 0.068㎎/ℓ에서 지난 7월 0.078㎎/ℓ로 오히려 늘었다.

도시용지 구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목표로 한 3급수를 목전에 두고 수질이 악화됐다. 역시 화학적 산소요구량이 문제다.

2009년만 해도 화학적 산소요구량 3.4ppm, 총인 0.054㎎/ℓ으로 총인 수치만 줄였으면 3급수 목표 달성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난 7월 측정 결과를 보면 참담하다. 총인 수치는 0.055㎎/ℓ로 미세하지만 역시 늘었고 화학적 산소요구량은 더욱 안좋아져 6.1ppm으로 2배 가량 늘었다. 

새만금호 수질을 개선한다며 지난 5년간 투입된 예산은 2단계 수질개선 사업 전체 사업비의 65.5%인 1조 9318억원. 2조원 가까운 돈을 쏟아 부었지만 결과는 '개선'이 아닌 '개악'이 됐다. 

이처럼 수질이 '역주행'한 것과 관련해 새만금개발청 등 관계기관은 새만금호의 물이 고여 있는 시간이 늘었다는 점과, 주변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개발 사업으로 오염 물질 유입이 늘어난 것을 주 원인으로 꼽고 있다.

새만금개발청 관계자는 "올해 들어 새만금 호에서 방조제의 갑문을 통해 서해 바다로 배출하는 수량이 줄었다"며 "농어촌공사에서 수량을 조절하는데, 이를 줄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새만금지방환경청 관계자도 "물이 고이는 시간이 늘어 난 데다가 현재 진행 중인 다양한 개발 사업 과정에서 새만금 호에 유입되는 오염 물질이 새만금 호의 수질을 악화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농어촌공사가 갑문을 안열어서' '주변에서 개발사업이 진행되서' 자기들은 어쩔 수 없다는 해명이다.

조병옥 새만금지방환경청 청장은 "만경강이나 동진강의 하수도 정비 사업 등이 실시되면서 강 자체의 수질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새만금 호의 경우 몇 가지 요인이 겹치면서 일시적으로 수질이 나빠졌는데, 2020년까지의 사업인 만큼 수질 문제는 좀 더 지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민수 의원은 "새만금 사업으로 확보된 용지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선 새만금호 수질 개선이  핵심인데 사업이 부진하다"고 질타하며 "수질개선 사업이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환경부는 2011~2020년까지 시행되는 2단계 새만금 수질개선사업과 관련해 오는 4분기에 수질 모니터링 등을 포함한 중간 평가를 시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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