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 종류별로 권고량 다른 美 FDA..우리는 '동일'

출처=식약처

 

[환경TV뉴스] 신준섭 기자 = 일주일에 400g,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2월 발표한 '임신 여성의 생선 안전섭취 요령'에서 권고하고 있는 참치통조림 권장 섭취량이다. 

소비자들이 바다 속 최상위 포식자인 참치의 몸 속에 축적될 수 있는 '중금속', 수은의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한 상한선이기도 하다. 

쉽게 말해 일주일에 100g들이 작은 참치통조림 4개까지는 먹어도 된다는 식약처의 '보장'이다.

하지만 이 권장 수치대로 먹는다고 해도 중금속에서 '안전' 하느냐에 대해선 의문이다. 

식약처가 기준으로 잡은 어종은 소형어종인 가다랑어지만, 통칭해서 참치라고 부르는 것들 중에는 수은 함량이 더 높은 중대형 어종인 '황다랑어' 등 다양한 종이 있다. 그렇다면 시중에 유통되는 제품은 모두 식약처가 보장한, '안전한' 가다랑어일까. 답은 '그렇지 않다'다.

7일 서울환경운동연합이 참치통조림을 제조하는 4개 회사에서 국내에 유통 중인 주요 참치통조림 12개 제품의 '어종' 표시를 조사한 결과 이 중 7개 제품이 중대형 어종인 황다랑어와 날개다랑어였다. 유통 제품의 과반인 58.3%가 중대형 참치를 원료로 한 것.

황다랑어의 경우 2개 회사 5개 제품의 원료였으며, 날개다랑어는 2개 회사 2개 제품의 원료였다. 나머지 5개 제품은 단순히 '다랑어'라고만 표기돼 있어 별도로 어종 표시가 없었다. 이 또한 중대형 어종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든 부분이다.

문제는 식약처가 어떤 참치통조림이더라도 일주일에 400g이라는 '가다랑어'를 기준으로 한 권장 섭취량을 권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식약처는 권고치를 발표하면서 소형어종인 가다랑어와 대형어종인 참다랑어의 수은 함량 또한 발표했다. 그 결과 가다랑어는 ㎏ 당 0.011㎎의 수은을 함유하고 있었지만 참다랑어는 ㎏ 당 0.527㎎의 수은을 함유하고 있었다. 48배나 차이가 난 것.

이 결과 때문에 식약처는 날개다랑어 등 중대형 다랑어류와 새치류 등 중대형 어종의 경우 '일주일에 100g'만 섭취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면서도 참치통조림은 400g까지 먹어도 괜찮다고 보장했다.

식약처의 권고 기준대로라면 참치통조림도 원료가 되는 어종에 따라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통칭해서 참치로 불리는 소형 참치와 중대형 참치를 동일시하다보니 부적절한 정보를 전달한 것이다.

실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참치통조림의 종류를 소형 참치류를 지칭하는 'Light Tuna'와 날개다랑어와 같은 대형 참치류를 지칭하는 'White Tuna'로 나눠 주간 섭취량을 권고하고 있다. 

FDA는 날개다랑어와 같은 경우 일반 참치류의 2분의 1 수준 섭취를 권장한다. 그나마도 어린이는 아예 날개다랑어를 먹지 않도록 권장하고 있다.

서울환경연 관계자는 "잘못된 정보제공으로 인해 오히려 국민안전을 위협한다면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관련업계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며 "식약처의 잘못된 정보 제공으로 온 국민이 심각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내에서 유통되는 참치통조림의 종류를 세밀히 조사해 섭취 권고량을 조정해야 한다"며 "아울러 참치통조림에 어종 표시를 의무화하고 제품별 주간섭취 제품별 주간 섭취 제한량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식약처는 ㎏ 당 평균 0.21㎎의 메틸수은을 포함한 다랑어류와 달리 참치통조림은 고등어나 명태 등과 마찬가지로 ㎏ 당 0.03㎎의 함량밖에 되지 않는다며 400g 이하로 먹으면 안전하다고 국민들에게 알려 왔다.

sman321@eco-tv.co.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