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 회화나무마당에선 조용하지만 조금은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10년 전 새만금 방조제 공사가 결정됐을 때 환경단체들이 관련 자료를 담아 묻은 ‘타임캡슐’을 꺼내보는 행사가 개최된 것.

새만금 사업의 과정과 문제점을 되짚어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이날 행사는 그러나 10년 전인 2001년 5월 27일에 비해 달라진 점이 없다는 자괴감 때문인지 분위기는 다소 침울했다.

실제로 참석자들은 “새만금이 작년 10월 이후 내부 방수제 공사를 가속화하기 위해 방조제 내해의 수위를 급격히 낮춘 후 수문을 닫아 이젠 새들도, 어민들도 삶을 지속하는 것이 어려워졌다”며 이전에 비해 상황이 악화됐음을 안타까워했다.

환경재단 최열 대표는 “언제까지 자연 유산을 파괴하면서 또 다른 성장을 이야기할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새만금 사업이 4대강과 핵폐기장, 골프장, 케이블카, 제주 해군기지로 이어지는 지금 새만금 갯벌의 소생을 간절히 염원한다”며 정부의 입장변화를 주문했다.

참석자들은 다시 10년이 지난 2020년 같은 자리에 모일 것을 약속하며 이번엔 그간 정부가 발표해온 빈껍데기 보도자료들과 지난 3월에 발표된 마스터플랜, 8년째 새만금의 변화를 기록하고 있는 자료 등을 ‘타임캡슐’에 묻겠다고 했다.

그리고 “새만금에는 여전히 생명과 평화를 바라는 사람과 갯벌생물들, 새들의 삶이 있다는 이야기를 정부와 국민을 상대로 알려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김정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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