묶음에서 낱병으로...무라벨 속도
소재 바꾸고 포장법 바꾸고...탈플라스틱 전환 
대체육부터 비건 염모제까지...비건 상품 확대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위한 실천을 하나씩 더해가고 있다. 새해 유통업계에서 선보인 신제품을 통해서 기업의 환경 전략을 들여다봤다. 사진은 롯데마트가 출시한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은 리얼스 치위생용품. (롯데쇼핑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위한 실천을 하나씩 더해가고 있다. 새해 유통업계에서 선보인 신제품을 통해서 기업의 환경 전략을 들여다봤다. 사진은 롯데마트가 출시한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은 리얼스 치위생용품. (롯데쇼핑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위한 실천을 하나씩 더해가고 있다. 생산과 폐기 과정에서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기존에 통용돼 온 포장 방식을 바꾸고 변화를 모색하는가 하면, 플라스틱 대체재를 찾아 적극 적용하고 있다. 탄소배출을 줄일 대안으로 대체육과 비건 상품 확대에도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새해 유통업계에서 선보인 신제품을 통해서 기업의 환경 전략을 들여다봤다. 

◇ 묶음에서 낱병으로...무라벨 속도

생수업체에서는 올해 들어 기존에 묶음제품으로만 선보여 왔던 무라벨 생수를 낱병으로 출시하고 있다. 그동안 선보여온 무라벨 생수 제품은 낱병에 바코드 등 필수 정보 표시가 어려워 대부분 묶음용으로 판매돼 왔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낱병 무라벨 제품은 병 목 부분에 바코드를 포함한 상표 정보를 담아 낱개 구매를 가능하게 한 것이 특징이다. 

하이트진로음료는 무라벨 석수 500mL 낱병 제품을 출시했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지난해 4월과 10월에 각각 ‘무라벨 석수’ 2L, 500mL 묶음판매 제품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는 병 목 부분에 바코드를 포함한 소형 상표띠를 적용한 무라벨 석수 낱병 제품을 출시한 것이다. 해당 제품은 이케아에서 판매한다. 

하이트진로음료는 향후 묶음판매 제품 전 물량을 비롯해 생수 페트 생산량 50% 이상을 무라벨 제품으로 전환하는 등 분리배출 편의성과 투명 페트병의 자원순환 가치를 높이는 활동을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이트진로가 연간 생산하고 있는 생수 페트는 500mL 환산 기준 약 5억5000병에 이른다. 

먹는샘물 제조업체 로터스도 넥라벨에 생수 정보를 기입하는 방식으로 낱개 구매가 가능한 ‘순창샘물 무라벨 생수’를 출시했다고 10일 밝혔다. 넥라벨에는 브랜드명, 수원지, 무기질 함량 등 생수 필수 정보가 기입돼 있고, 제거가 쉽도록 절취선을 적용했다. 신제품은 순창샘물 공식 홈페이지 및 쿠팡, 위메프, 티몬 등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 중이며, 내달 초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를 시작으로 오프라인에서도 판매할 예정이다. 

로터스는 해당 제품에 대해서 “그동안 필수 정보 기입을 위해 묶음용 판매 패키지 겉면에 정보를 담아 판매돼 낱개 구매가 어려웠던 한계를 극복했다”며 “친환경 포장재에 대한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의무표기사항을 담은 넥라벨을 중소기업 최초로 적용해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25일부터 투명 페트병 라벨 분리배출제를 모든 형태의 주택과 상가까지 확대 시행하고 있다. 아파트나 공동주택에서 별도분리배출제를 지키지 않을 시에는 과태료가 부가된다. 생수·음료기업들은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정부 정책 변화에 따라서 올해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무라벨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 소재 바꾸고 포장법 바꾸고...탈플라스틱 전환 

식품·유통기업은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되는 제품 소재를 보다 친환경적으로 바꾸고 있다. 편의점에서는 수요가 높은 얼음컵 소재를 플라스틱에서 종이로 바꾸고, 마트에서는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은 생활용품을 선보였다. 식품기업은 라면 묶음 포장법을 바꿈으로써 플라스틱 필름과 인쇄 사용량을 줄여가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편의점 내에서도 판매량이 최상위권에 있는 얼음컵 소재를 플라스틱에서 종이로 바꿨다. 편의점 업계 최초다. 세븐일레븐이 선보인 친환경 종이얼음컵은 FSC인증 소재를 사용하고 탄산칼슘을 배합한 친환경 코팅 기술을 더해 완성됐다. 이번에 출시한 사이즈는 레귤러로 당분간은 재고 소진 등을 고려해 기존 PET-A 소재 얼음컵과 병행 운영한다. 향후 라지 사이즈로 확대하고 종이얼음컵으로 완전 대체 시 연간 1억 개에 달하는 플라스틱 컵 저감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종이로 만들었지만 플라스틱 얼음컵 수준의 견고함도 갖췄다. 종이얼음컵에 사용된 ‘솔 코트’ 코팅 소재의 수분투과율이 종이컵 대비 30% 이상 낮아 내용물 보존이나 온도차에도 물성변화가 적기 때문이다. 해당 제품은 종이 재활용 분리배출이 가능하고 재활용률은 92%에 달한다고 알려진다. 

롯데마트는 칫솔에서 플라스틱을 뺐다.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원료와 나무를 주 원료로 한 무독성 신소재로 제작한 칫솔, 혀클리너, 치간 칫솔로 구성된 리얼스 치위생용품을 선보인 것. 리얼스는 롯데쇼핑 통합 ESG 캠페인 브랜드다.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은 리얼스 치위생용품은 ESG 실천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기획된 것으로 알려진다. 자연에서 생분해되는 원료로 만들고 친환경 패키징을 적용했다. 

농심은 라면에 친환경 포장재 적용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지난해 6월 생생우동 묶음 포장을 밴드로 감싸는 방식으로 교체한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무파마탕면 묶음 포장을 기존 빨간색 비닐에서 투명 비닐로 교체했다. 브랜드 디자인과 표기사항 등 최소한의 내용만 앞면과 옆면에 들어갔다. 

포장재를 투명 비닐로 바꾸면 인쇄에 사용하는 잉크 사용량이 줄고 재활용 효율성이 높아져 자원절약과 순환촉진 효과가 있다. 농심은 이를 통해 인쇄용 잉크 사용량을 연간 5톤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농심은 생생우동 묶음 포장을 밴드형으로 교체하면서 연간 약 10톤의 플라스틱 필름 사용량을 줄인 바 있다. 

농심은 “친환경 라면 묶음 포장법으로 밴드 형태의 포장과 투명 비닐 두 가지 방법을 시행해본 뒤 물류와 유통 과정에서 접수되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타 제품으로 확대 적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농심은 무파마탕면 묶음 포장을 기존 빨간색 비닐에서 투명 비닐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농심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농심은 무파마탕면 묶음 포장을 기존 빨간색 비닐에서 투명 비닐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농심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대체육부터 비건 염모제까지...비건 상품 확대

최근 채식 인구가 늘어나고 비건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각 산업군에서는 관련 제품 출시를 확대하고 있다. 

미니스톱은 지난 6일 식물성 대체육으로 만든 삼각김밥을 출시했다.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 언리미트와 손잡고 만든 비건 신상품 ‘고기없는삼각김밥’으로 식물성 풀드바비큐 대체육이 주 재료로 들어간다. 미니스톱은 언리미트 식물성 풀드바비큐 대체육과 다진 유부를 재료로 한 ‘고기없는유부바비큐김밥’도 판매하고 있다. 앞으로도 비건 상품을 지속 추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 프리미엄 헤어 브랜드 려는 비건 인증을 받은 염모제를 선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은 12일 ‘비건 밝은 새치커버’ 라인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한국비건인증원에서 염모제 제품 최초로 비건 인증을 획득한 제품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병풀추출물, 연꽃 에센셜오일, 생강, 하수오, 홍삼 등 성분을 엄선해 담았다”며 “파라페닐렌디아민 성분과 암모니아를 포함한 10가지 걱정 성분을 넣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가치소비 트렌드 속에서 올해 유통가에는 철저한 비건뿐만 아니라 플렉시테리언까지 겨냥한 식물성 식품과 함께 동물 실험 및 동물성 원료를 배제한 뷰티 제품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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