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찌꺼기가 청바지로...리사이클 데님 라인 확대
청바지 다시 설계하는 기업들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지속가능성과 책임 있는 생산이라는 물결 속에서 청바지는 어떻게 변신하고 있을까. 사진은 이랜드 스파오가 지난 10월 선보인 터키산 친환경 원단을 사용한 리사이클 데님. (스파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지속가능성과 책임 있는 생산이라는 물결 속에서 청바지는 어떻게 변신하고 있을까. 사진은 이랜드 스파오가 지난 10월 선보인 터키산 친환경 원단을 사용한 리사이클 데님. (스파오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100년 넘게 사랑받아온 패션 아이템 청바지가 반환경 대표주자로 지목되면서 패션업계에도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기업들은 브랜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환경과 실용성을 고려한 친환경 라인을 확대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어 보인다. 

UN 지속가능한 패션연합은 “패션산업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10% 책임이 있다”고 발표하며 패션산업계에 방향성 제고를 촉구한 바 있다.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지속가능성과 책임 있는 생산이라는 물결 속에서 청바지는 어떻게 변신하고 있을까.

◇ 커피 찌꺼기가 청바지로...리사이클 데님 라인 확대

많은 청바지 브랜드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주목하고 있는 건 재생 패션이다. 

한세엠케이의 캐주얼 브랜드 TBJ는 지난달 커피 찌꺼기를 100% 리사이클링한 ‘카페 데님’ 팬츠를 출시했다. 커피 원두 잔여물에서 추출한 나노 입자를 원사에 주입한 환경친화적 섬유 소재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TBJ에 따르면 커피 찌꺼기를 활용한 업사이클링 데님은 원두 특유의 소취 및 항균 기능으로 체내와 외부로부터 발생하는 냄새를 없애는 데다 세균 번식을 예방해 쾌적한 착용감을 느낄 수 있다. 

TBJ 관계자는 “친환경 패션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라며 “패션업계의 환경보호 트렌드에 동참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고안해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랜드가 운영하는 SPA 브랜드 스파오는 지난 10월 터키산 친환경 원단을 사용한 리사이클 데님을 출시했다. 지난해 선보인 에코 린넨과 올해 2월 선보인 에코 레더에 이은 친환경 라인이다. 

리사이클 데님에 사용된 원단은 이스코와 키파스라는 터키산 원단으로 자연 친화적인 재료를 사용한 데님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스파오에 따르면 컬러감이 우수하고 물이 잘 빠지지 않아 프리미엄 데님 브랜드에서 주로 사용된다. 

스파오는 “지난 2019년 처음으로 리사이클 데님을 출시한 이후 와이드핏, 테이퍼드핏, 부츠컷 등 핏을 다양화하고 있다”며 “올해는 데님 재킷과 데님 원피스 등으로 스타일도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LF 여성복 브랜드 앳코너도 터키산 친환경 소재인 보싸 데님을 청바지에 사용했다. 폐페트병에서 추출한 원사와 천연 화학물질 및 염료를 활용해 만든 보싸 데님은 공정 시 물과 천연가스를 아껴 특히 유럽에서 친환경 소재로 알려져 있다. 

한세엠케이 TBJ가 출시한 커피 찌꺼기 100% 리사이클링한 ‘카페 데님’ 팬츠. (TBJ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한세엠케이 TBJ가 출시한 커피 찌꺼기 리사이클링한 ‘카페 데님’. (TBJ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청바지 다시 설계하는 기업들

청바지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적용하고 있는 모습도 자주 보인다. 

H&M은 지난해 청바지 재설계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리디자인 데님 컬렉션을 선보였다. 유기농 면과 최대 35% 재활용 면으로 만든 청바지로 워싱에 사용하는 화학물질을 보다 안전한 것으로 교체한 것이 특징이다.

청바지 재설계 프로젝트는 미국 앨런 맥아더 재단이 2018년부터 청바지 생산 전문가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환경적 영향이 적은 청바지 제조 가이드 라인을 만들어 업계에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시작된 프로젝트다. 

청바지 생산 방식을 전환해 생산자와 소비자 안전성은 물론, 청바지 수명을 늘리고 폐기물을 비롯한 환경오염을 줄이고 개선하는 프로젝트다. 재단에서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청바지의 조건은 4가지다. 오래 입을 수 있게 내구성이 좋을 것, 건강을 해치지 않는 소재일 것, 재활용이 가능할 것, 옷의 순환주기를 추적할 수 있어야 하는 것 등이다. 

이밖에 글로벌 데님 브랜드 리바이스는 청바지 중고시장을 넓혔다. 지난해 미국에서 바이백 프로그램인 ‘리바이스 세컨핸드’를 런칭해 빈티지 라인을 구성한 것으로 기존에 입던 오래된 청바지나 재킷을 가져가면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수거한 옷은 세탁과 수선을 거쳐 분류해 다시 재판매한다. 리바이스에 따르면 이렇게 중고 청바지를 구입하면 새 제품을 살 때보다 탄소 배출량 80%, 폐기물 700g을 줄일 수 있다. 

한편 리바이스는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친환경을 키워드로 한 제품 출시 및 연구개발을 해왔다고 알려진다. 2011년 물 사용량을 줄인 워터리스 청바지와 페트병, 맥주병을 재활용한 웨이트리스 청바지를 출시한 데 이어 2015년에는 청바지 전주기 환경 영향을 계산하는 연구에 착수, 지난해 친환경 청바지를 출시했다. 유기농 면 60%, 재활용 데님 20%, 의류 폐기물에서 얻은 재활용 섬유인 서큘로오스 20%를 사용한 제품이다. 

이밖에 앤아더스토리즈도 지난해 유기농 면과 재활용 면 소재를 사용하고 폐페트병에서 추출한 재활용 폴리에스트로 제작한 지퍼로 청바지를 만들었다. 이처럼 패션업계에서는 자체적인 연구개발 및 신소재 도입을 통해서 친환경 청바지 라인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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