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2021 플라스틱 집콕조사: 일회용의 민낯’ 보고서

플라스틱은 버려진 후 과연 어떤 모습으로 남을까. 플라스틱에 따라서 재활용이 잘 되는 소재가 따로 있다고 하는데 ‘재활용이 잘 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최대 규모의 플라스틱 배출 실태조사 결과 식품 포장재가 가정 내 플라스틱 쓰레기의 78% 이상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단체는 식품 제조사들이 플라스틱 사용량도 공개하지 않는다며 플라스틱 사용량 공개와 재사용 및 리필 가능한 순환 경제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오현경 기자] 식품 포장재가 가정 내 플라스틱 쓰레기의 78% 이상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단체는 식품 제조사들이 플라스틱 사용량도 공개하지 않는다며 플라스틱 사용량 공개와 재사용 및 리필 가능한 순환 경제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일회용 마스크 사용량 증가와 더불어 집에서 간편히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 면류 등의 소비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농심과 오리온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CJ 제일제당은 식품사업 부문에서 지난해 1~3분기 분기 매출 2조원을 넘었다.

그린피스는 기업들의 플라스틱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음을 언급하며 상위 기업으로 식음료업계를 지적했다. 17일 그린피스는 플라스틱 배출 기업에 플라스틱 사용 감축을 촉구하기위해 ‘2021 플라스틱 집콕조사: 일회용의 민낯’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그린피스는 841가구(총 2,671명)을 대상으로 가정 내 플라스틱 배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참가자들은 지난 8월 일주일간 가정에서 배출된 플라스틱 쓰레기의 제조사와 제품군, 재질, 수량 등을 기록했다.

조사 결과 전체 플라스틱 배출량은 총 7만 7288개이며, 그 중 78.1%에 해당하는 1만 8502개가 식품에 사용된 포장재로 나타났다. 이어 14.6%는 일회용 마스크 등 개인 위생용품으로 식품 포장재 비율과 큰 차이를 보였다.

식품 포장재 제조사별 분석한 결과 배출량 상위 10개 식품 제조사가 전체 배출량의 23.9%를 차지했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와 CJ제일제당, 농심 순으로 각각 2,000개가 넘는 양의 플라스틱 포장재를 배출했다.

그린피스는 이번 조사에 참가한 시민과의 인터뷰를 통해 기업이 적극적으로 감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태조사에 참가한 한 시민은 “아무리 분리수거를 한다 해도 플라스틱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조사를 통해 알게 됐다”며 “플라스틱 생산량 자체를 줄이기 위해 기업의 제품 생산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염정훈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최악의 플라스틱 오염을 막기 위해 지금 당장 거대 기업들이 플라스틱 사용량을 공개하고 과감한 감축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라며 “아직 책임에 걸맞은 목표와 로드맵을 제시한 기업은 전무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플라스틱 전체 사용량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국내 대형 식품 제조사들이 자사의 지속가능보고서 등을 통해 홍보하는 플라스틱 감축은 각 기업의 연간 플라스틱 총 생산량의 5% 남짓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그린피스가 최근 국내 5대 식품 제조사(CJ제일제당, 롯데칠성음료, 농심, 오뚜기, 동원F&B)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기업별 연간 플라스틱 생산량 대비 평균 감축량은 5% 내외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 “기업이 변화해야 소비자들도 플라스틱 줄여나갈 수 있어”

이번 조사를 통해 그린피스는 재사용 및 리필이 가능한 순환경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정은 그린피스 커뮤니케이션팀 담당자는 “기업들이 단순 포장재 제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번 쓰고 버리지 않는 재사용 용기 개발 또는 벌크 제품 판매 등의 리필 시스템 구축 등의 순환경제 시스템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플라스틱을 사고 싶지 않아도 살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기업들이 변해야 소비자들도 맞춰서 변해간다. 아직까지 많은 한계가 있지만 그럼에도 계속해서 바꿔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린피스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플라스틱 감축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백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몇몇 기업들은 포장재에 한에서 감축 목표를 선언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제한적으로 제시하기보다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감축 목표량도 종합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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