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저감하고 에너지 낭비 줄이려는 움직임 활발
생산 공장에 태양광 설비 설치...신재생 에너지 전환
해외 사업장 온실가스 배출 중요...탄소배출 통합관리

식품·유통기업들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공장이나 매장 에너지 관리 점검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의 고효율 폐수처리시설 ‘혐기성 소화조‘. (하이트진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식품·유통기업들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공장이나 매장 내 에너지 관리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의 고효율 폐수처리시설 ‘혐기성 소화조‘. (하이트진로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탄소중립이 범지구적 미션으로 떠오른 가운데 식품·유통기업들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공장이나 매장 내 에너지 관리에 나서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식·음료 기업들은 생산 공장에 에너지 순환장치를 도입하거나 탄소배출량을 점검하고 유통업체들은 매장 설비를 고효율로 바꾸고 있다. 식음료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각각 어떻게 탄소저감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는지 살펴봤다. 먼저 생산 단계에서의 에너지 저감 사례다. 

◇ 온실가스 저감하고 에너지 낭비 줄이려는 움직임 활발

식·음료업계에서는 생산 단계부터 온실가스 및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설비 교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식품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낭비 요소를 찾기 위한 협업 구도도 눈에 띈다. 

하이트진로는 폐수처리 효율을 개선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있다. 2009년 전주공장, 2019년 강원공장 폐수처리 설비를 친환경 혐기성 소화조로 교체한 것. 혐기성 소화조는 맥주를 생산할 때 배출되는 부산물과 폐수를 미생물을 이용해 정화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보일러 등의 연료로 재사용, 자원 선순환 구조를 이루는 친환경 폐수처리 시스템이다. 

하이트진로는 “1992년 맥주 공장에 폐수처리를 위한 소화조를 설치하고 환경을 고려한 생산활동을 시작했다”며 “이후 설비를 지속적으로 교체하며 폐수처리 능력을 향상, 2009년 맥주업계 최초로 혐기성 폐수처리 설비를 전주공장에 도입해 폐수처리 효율을 매년 60% 이상 개선해왔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강원공장은 전주공장 노하우를 바탕으로 체계를 강화해 지난 2년간 폐수처리효율 55%에서 87%로 향상, 발생하는 폐기물 40% 이상 감소, 정화 과정 중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량 3배 이상 증가라는 결과를 얻었다. 특히 재생에너지인 바이오가스를 재사용, 기존 LNG 사용량을 줄여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감소한 것이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강원공장에서 지난 2년간 감축한 온실가스는 약 4020톤CO2. 축구장 150개 넓이에 해당하는 약 112만 평에 식재한 소나무 숲이 1년간 흡수하는 탄소 양과 같다.

식품제조공정에서의 에너지 사용 절감을 위해 연구기관이 손을 잡은 기업도 있다. 롯데푸드는 지난 5일 고등기술연구원, 롯데정보통신과 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FEMS) 도입을 통해 에너지 낭비 요소를 함께 찾아내기로 했다. 

FEMS는 에너지 효율 향상을 목표로 대규모 공장 설비의 생산 수요에 적합하도록 에너지 사용과 비용을 최적화하는 ICT 융합 솔루션이다. 국내 식품 대기업으로는 롯데푸드 천안공장에 처음 도입되는 것이다. 

식품공장에서는 살균 및 멸균, 가열, 냉장, 냉동 등의 에너지 다소비 공정이 공통적으로 이뤄지는데 이번 운영을 통해 각각의 공정에서 낭비되는 에너지 데이터를 축적,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하고 시스템 운영 기술을 고도화한다는 것이 목표다. 

◇ 생산 공장에 태양광 설비 설치...신재생 에너지 전환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탄소중립 정책에 동참하기 위해 생산 과정에 들어가는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기 위한 움직임도 늘고 있다. 특히 태양광 발전설비에 대한 투자가 두드러진다. 

태양광 설비 투자를 통해 신재생 에너지 전환을 꾀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코웨이가 있다. 코웨이는 지난 6월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2030년까지 2020년 온실가스 절대 배출량의 50%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한 바 있다. 코웨이는 현재 3개 공장 및 물류센터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에 참여하고 자체 탄소보고서를 작성해 외부에 공개하고 있다.

오비맥주도 지난 8월 이천 생산 공장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사업에 본격 착수하면서 태양광 에너지로 맥주를 생산하기 위한 첫 삽을 떴다. 오비맥주에 따르면 자체 생산 태양광 에너지 전환 시 연간 탄소 발생량 약 5621톤을 직접적으로 줄일 수 있다. 소나무 112만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로 발전설비 수명인 30년간 총 16만톤 이상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해당 사업은 RE100 이행수단 중 자가소비형 발전설비를 직접 구축하고 자가발전한 재생에너지를 직접 사용하는 국내 첫 번째 사례로 주목받았다. 오비맥주 이천공장을 시작으로 광주, 청주의 생산 공장에도 태양광 발전설비를 순차 도입, 내년 상반기 내 3개 공장 모두 태양광 발전 설비로 맥주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오비맥주는 자가소비형 태양광 설치와 함께 전력구매계약(PPA), 녹색요금제를 통해 재생에너지 사용을 꾸준히 확대, 2025년까지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 해외 사업장 온실가스 배출 중요...탄소배출 통합관리

탄소배출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도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오리온은 그룹 차원에서 탄소배출을 관리하고 있다. 지난 3월 ‘글로벌 탄소배출 통합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생산, 설비, 관리 등 6개 부서의 실무 담당자들로 구성된 그린 TFT를 신설한 것. 이를 통해 국내 7개 공장뿐만 아니라 중국, 베트남, 러시아, 인도 등 해외 법인 11개 공장과 그룹 차원의 탄소배출 관리를 실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관련해 3월에는 한국표준협회로부터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법인 사업장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제3자 검증을 완료,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제도적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 글로벌 사업장에까지 자발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검증한 바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해외법인까지 온실가스 배출 원인과 배출량을 파악한 만큼 그룹 차원의 탄소배출 통합관리가 한층 고도화됐다”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각 공장에서도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설비 개선과 투자를 확대해 글로벌 친환경 경영을 지속 실천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4월에는 청주공장과 익산공장이 농림축산식품부 등이 추진하는 ‘온실가스 감축지원 사업’ 대상 사업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오리온에 따르면 청주공장에서는 감자 튀김기에서 발생하는 고온의 배기 폐열을 활용해 온수를 생산하는 설비를 구축하고, 익산공장에서는 기존 공기압축기를 인버터 제어형 공기압축기로 교체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연간 약 900톤의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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