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소각로 배출가스인 질소산화물 거르고, 운반차에도 필요해
서울·수도권 소각장 요소수 재고 두달정도면 바닥...소각에 수거까지 전면 중단 위기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생활폐기물 소각장이 요소수 가격 급등과 재고 부족으로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환경부가 산업폐기물 소각장과 거래하는 요소수 공급업체 6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4곳은 기존 거래 소각장에 한해 이달 말까지 공급할 물량만 보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생활폐기물 소각장이 요소수 가격 급등과 재고 부족으로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환경부가 산업폐기물 소각장과 거래하는 요소수 공급업체 6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4곳은 기존 거래 소각장에 한해 이달 말까지 공급할 물량만 보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민선 기자]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생활폐기물 소각장이 요소수 가격 급등과 재고 부족으로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환경부가 산업폐기물 소각장과 거래하는 요소수 공급업체 6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4곳은 기존 거래 소각장에 한해 이달 말까지 공급할 물량만 보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 2019년 기준으로 전체 폐기물의 5.2% 수준인 하루 평균 2만5984톤의 폐기물을 소각처리하고 있는 상황인데, 공급난이 길어질 경우 쓰레기 소각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쓰레기를 제때 처리하지 못해 그대로 방치하거나, 미세먼지(질소산화물)를 제대로 줄이지 못한채 태워야한다. 쓰레기 수집·운반 차량에 쓰이는 요소수도 부족한 상황이다.

◇ 소각로 배출가스, 요소수로 처리해

소각장에서 쓰레기를 태우면 나오는 소각로 배출가스를 걸러주려면 요소수가 필요하다.  요소수는 폐기물 소각 시 나오는 배출가스인 질소산화물(NOx)을 질소로 환원시켜 배출하는 촉매 환원제 역할을 한다. 즉, 요소수를 뿌리지 못하면 질소산화물 기준을 초과하기 때문에 소각장 가동을 멈춰야 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하루에 49만7238톤의 폐기물이 배출된다. 이 가운데 공장이나 건설현장에서 나오는 사업장·건설 폐기물이 전체의 85%를 차지한다. 폐기물 중에서 86.6%는 재활용하지만 재활용이 불가능한 가연성 폐기물은 소각하고, 불연성 폐기물은 땅에 매립하는 방식이다. 

통계에 따르면 전국에 있는 소각시설은 총 445개다. 이 소각시설이 처리하는 쓰레기는 하루 3만8613톤, 연간 904만713톤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생활 쓰레기는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소각시설에서, 공장이나 건설현장에서 나오는 산업 쓰레기는 공장내 자가처리시설이나 민간 소각시설에 위탁해 처리하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의 하루 쓰레기 배출량은 1만톤 이상인데, 요소수로 배출가스를 정화하는 서울과 수도권의 쓰레기 소각장도 두 달 정도면 재고가 바닥날 처지다"며 "요소수 대란에 쓰레기 수거와 소각까지 전면 중단될 위기"라고 설명했다.

◇ 요소수, 쓰레기 수집·운반 차량에도 쓰여

쓰레기 수집·운반 차량에 쓰이는 요소수도 부족한 상황이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전체 청소차량 3236대 중 쓰레기 수집·운반 차량 2286대 중 절반 가량인 1171대가 요소수가 필요한 차량으로 파악됐다. 이 쓰레기 수집·운반 차량은 대부분 대행업체가 운영하고 있는데, 이들이 확보한 요소수 물량은 3주 분량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자치구 직영 청소 차량의 경우 약 4주 정도의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요소수 부족 사태가 한달 이상 이어진다면 쓰레기 수집·운반 차량의 절반이 운행을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정부가 요소수 긴급 수입에 나섰지만 턱없이 부족한 물량이라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차량마다 요소수 탱크 용량은 다르지만, 대형 디젤 화물차는 보통 300~400km 주행에 요소수 10리터가 필요하다. 정부가 긴급 수입한 2만리터 분량은 60리터 용량 화물 차량을 기준으로 333대 정도 밖에 채우지 못한다.

한편, 이번 요소수 품귀 현상은 지난 10월 15일부터 중국이 요소 수출을 규제하면서 발생했다. 우리나라는 요소 수입을 중국에 전적으로 의존해 왔다. 중국은 석탄에서 요소의 원료인 암모니아를 추출했는데, 최근 석탄 가격이 크게 올라 자국 내 요소 생산과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수출을 전면 중단했다.

minseon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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