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분야 경쟁보다 협력 선택하는 기업들
수소 생산부터 활용까지 전 분야에서 이뤄지는 협업
글로벌 기업과 협업하는 현대글로비스와 SK그룹

지속가능하고 청정한 에너지로의 전환은 대기오염과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사항으로 꼽힙니다. 현재 화석연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에너지 산업은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화석에너지원을 대체할 다양한 에너지원들이 논의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에너지원은 '수소(H2)'입니다.

수소는 우주 질량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풍부할 뿐만 아니라 연소하더라도 소량의 물과 아주 적은 양의 질소산화물만 발생시키는 청정에너지로 불립니다. 또한 질량 1g당 발열량이 석유보다 3배 이상 높은 에너지원으로, 신재생에너지가 가지고 있는 불안정성을 해소해줄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세계정부를 비롯한 기업들은 수소 경제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수소 에너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이에 이번 기사에서는 정부와 국내 기업들이 수소 경제로 전환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으며, 수소 경제를 이끌기 위해 어떤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열여섯 번째 순서는 수소경제를 선도하고, 수소 밸류체인 완성을 위해 협업하고 있는 수소 기업들입니다. [편집자 주]

지난 4월 ‘탄소중립 및 친환경 사업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롯데케미칼과 삼성엔지니어링, 양사는 각자의 전문성과 경험자산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탄소중립과 친환경 사업 목표 달성을 위해 협업을 약속했고, 실제 양사는 수소 사업등에사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롯데케미칼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4월 ‘탄소중립 및 친환경 사업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롯데케미칼과 삼성엔지니어링, 양사는 각자의 전문성과 경험자산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탄소중립과 친환경 사업 목표 달성을 위해 협업을 약속했고, 실제 양사는 수소 사업등에사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롯데케미칼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임호동 기자] 수소경제 기술과 기반을 구축하고 밸류체인을 완성하기 위해 기업간의 협업이 이어지고 있다. 수소 산업을 위해 경쟁하기보다 보유한 기술과 강점을 합쳐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는 것이다.

◇ 밸류체인 전반 기업간 협업...시너지 노린다

수소 기술을 강화하기 위한 기업 간의 협력이 이어지고 있다. 협력하는 분야도 수소 생산부터 저장·운송, 활용까지 범위가 다양하다. 수소 기업들은 보유한 기술과 강점을 활용, 수소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찾아 협업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엔지니어링이다. 지난 10월 7일 인천 청라 현대모비스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생산공장 투자예정지에서 진행된 정부의 ‘수소선도국가비전 발표’ 행사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은 ‘말레이시아 사라왁 그린암모니아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의 발표에 따르면 해당 프로젝트는 삼성엔지니어링을 비롯해 포스코, 롯데케미칼, 말레이시아 SEDC에너지 등과 함께 수소, 그린 암모니아, 그린 에탄올 등을 생산하는 대단위 친환경 프로젝트로, 올해 초 초기 예비타당성 조사를 마쳤으며, 연말부터 정식 예비타당성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삼성엔지니어링은 재생에너지로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생산된 그린수소를 활용해 암모니아를 제조하는 ‘그린 암모니아’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7월 삼성엔지니어링은 국내 18개 정부기관 및 기업들과 공동으로 ‘탄소중립을 위한 그린 암모니아 협의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해외 그린 수소 도입에 기반한 한국의 그린 암모니아 가치사슬 구축·확대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

이외에도 포스코그룹과 GS그룹은 지난 9월 5개 신사업분야에 협력방안을 발표했다. 양사는 수소사업을 비롯해 배터리 리사이클링 및 신모빌리티 사업, 친환경 바이오사업, 벤처펀드, ESG 경영 등 5개 분야를 신사업으로 협력한다고 밝혔다. 특히 양사는 해외 수소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하고, 블루·그린 수소 생산부터 활용에 이르는 밸류체인 전반에 협력을 약속했다.

롯데케미칼은 4월 삼성엔지니어링, 5월 에어리퀴드코리아, SK가스, 9월 범한퓨얼셀 등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통해 부생수소 및 블루 수소 등 수소 생산을 비롯해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 수소모빌리티, CCUS(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 등 수소 활용 및 탄소중립을 위햔 친환경 사업까지 도모하고 있다.

지난 10월 6일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우)과 앤드류 J. 마시 플러그파워 CEO(좌)(SK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 10월 6일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우)과 앤드류 J. 마시 플러그파워 CEO(좌)(SK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글로벌 기업과도 이어지는 협력

이러한 수소 동맹이 국내기업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글로벌 기업과 손을 잡고 수소 생태계 구축에 나선 기업들도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10월 19일 현대글로비스는 글로벌 산업용 가스기업 ‘에어프로덕츠’와 '액화 및 청정수소 공급망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식'을 가졌다. 에어프로덕츠는 세계 최대 수소 생산업체로 수소의 생산, 액화, 저장, 운송 등 밸류체인 전반부터 수소 충전 시스템 등 수소 인프라까지 포괄적인 노하우를 보유한 기업이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사는 국내 액화수소 공급망 구축, 국내 블루·그린 수소 공급망 구축 및 해외 블루·그린 수소 해상운송 참여 추진, 해외권역 대상 신규 프로젝트 공동 개발 등 다양한 사업에서 협업할 예정이다.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는 “글로벌 육상·해상 가스 운송에 강점을 가진 현대글로비스와 가스 제조·판매 기술 노하우를 보유한 에어프로덕츠가 협업하게 돼 시너지가 기대된다”며 “앞으로 깊이 있는 논의를 밟아가며 글로벌 수소 공급망 구축을 위해 양사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글로벌 수소 기업에 투자와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SK그룹은 올해 초 글로벌 수소시장 선도 기업 플러그파워의 지분 9.9%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으며, 세계 최초로 천연가스에를 수소와 고체탄소로 분해해 탄소배출 없이 수소를 생산하는 ‘청록수소’ 생산체제를 구축한 미국 모놀리스에도 투자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청정수소 생산 옵션과 핵심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0월 6일 앤드류 J. 마시 플러그파워 CEO를 만나 수소 관련 기술을 통해 수소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것을 협의했으며, 지난 10월 13일 SK㈜는 모놀리스와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국내 청록수소 및 국내 고체 탄소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특히 SK㈜와 모놀리스는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청록수소와 고체탄소 사업을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모놀리스는 고체탄소를 활용해 타이어 주성분인 카본블랙, 제철용 코크스, 전기차 배터리용 인조흑연 등으로 가공이 가능한 친환경 고체탄소도 생산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국내외 파트너와의 협력과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블루수소, 청록수소 등 다양한 형태의 수소생산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생산-유통-공급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을 통합 운영하는 글로벌 1위 수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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