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 천연가스 가격 급등...전 세계 석탄 수요 증가 추세
"석탄수요 일시적,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가능성 높아져"

국내 시민의 91% 이상이 기후위기가 심각하며 그에 따른 위기 대응이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응답자의 88%는 내년 대선에서 기후위기 대응 공약을 중요하게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녹색연합은 “탈석탄 정책과 에너지전환을 위해 대선 후보자들이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최근 전 세계 곳곳에서 석탄과 천연가스의 전력난이 발생하고 있다. 각국이 전력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석탄, 천연가스 등 에너지원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인 에너지 대란에 환경단체들은 재생에너지원으로 전환할 기회라고 주장하고 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오현경 기자] 최근 세계 곳곳에서 석탄과 천연가스발 전력난이 발생하고 있다. 전력 수요가 제대로 충족되지 못하는 사이 석탄, 천연가스 등 에너지원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서다. 이러한 세계적인 에너지 대란에 환경단체들은 재생에너지원으로 전환할 기회라고 주장하고 있다. 무슨 까닭인지 하나씩 짚어보자. 

최근 유럽, 중국 등 세계 각국에서 전력난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연가스 발전비중이 높은 유럽은 최근 가스 가격이 치솟아 공급난을 겪고 있다. 유럽매체 유로뉴스에 따르면 천연가스는 유럽 총 전력생산량의 5분의1을 차지한다. 하지만 지난 1월 시간당 메가와트(Mw)로 16유로였던 천연가스가 9월 중순 75유로로 가격이 급등했다. 

이로 인해 유럽은 석탄발전을 다시 찾는 추세다. 유럽매체 유로뉴스에 따르면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국가들이 화석연료를 이용해 전력 공급에 나섰다. 독일의 경우 석탄을 이용한 3분기 전력 생산량이 35.1TWh(1TWh=시간당 10억kW)로 지난해 동기 대비 7.1TWh 증가했다.

유럽 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선 특히 중국이 최근 전력난 문제가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은 전 세계 공급망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국내 뿐만 아니라 주요 국가들이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석탄발전 생산량의 감소로 전력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전력난 배경에는 경제 회복으로 인한 석탄 수요 증가가 주 원인으로 꼽힌다. 김주진 기후솔루션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전력수요가 증가한 배경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축소된 경제가 회복세에 들어섰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주진 대표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경제가 축소됐었다. 2019년에서 2020년도로 넘어오면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약 6% 감소했다. 이후 2021년도에는 약 4%가 반등한 것이 경제가 회복세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그로 인해 중국 전력난에도 영향을 미쳤다라는 의견이다. 김 대표는 “중국은 발전사업자들이 석탄 소비를 줄이기 위해 재고를 없애려는 중이였다”며 “그러던 중에 석탄 수요가 증가했지만 발전사들이 전기 생산을 하지 않아서 공급이 충분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발전사들이 전력 생산을 중단한 이유에는 중국 정부의 전기요금 규제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석탄 가격이 시장가격으로 자율적인 것과 반대로 전기요금은 정부가 상한가를 지정한다. 이로인해 석탄가격이 상승할수록 생산자가 손해를 볼 수 있다. 최근 석탄 수요 증가로 가격이 급증하면서 석탄발전사가 전력생산을 중단한 이유기도 한다.

중국의 전력난에 또 다른 요인으로는 국제 석탄 가격의 급등이라는 주장도 있다. 중국은 호주로부터 석탄의 60% 이상을 수입해왔다. 그러나 호주와의 외교분쟁으로 지난해 10월부터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하면서 석탄 공급량이 줄어들었다. 

여기에 석탄 수요 증가에 따른 국제 석탄 가격 상승으로 전력난이 더 심해시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글로벌 석탄 기준을 제시하는 호주 뉴캐슬의 발전용 석탄은 1톤당 202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2019년 말 대비 3배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 "석탄발전 공급은 어려워지는 상황...재생에너지로의 전환 가능성 높아져"

환경단체 등에서는 현 사태가 향후 에너지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한다. 화석연료 사용이 줄고 국내 전기요금 상승 등의 변화가 예상된다는 의견이다.

조은아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석탄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갑작스런 전력난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라며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화석연료가 분명하게 세계적으로 사양 산업이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사양산업이 되면 화석연료 사용이 경제성이 떨어지고, 발전단가가 상승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주진 대표도 석탄발전은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세계 신규석탄 발전 건설량이 2015년부터 2020년 말까지 현격하게 줄어들었다. 지난 5년간 80%가 사라졌다. 이는 석탄발전소에 따른 기후 리스크, 대기오염 규제 리스크 등을 고려할 때 석탄발전소를 건설하는 것보다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게 더 낫다는 얘기다”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석탄 수요 증가하는 현상이 오히려 재생에너지로 전환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얼마나 이 추세가 유지될지는 모르겠지만, 석탄 수요 증가로 가격이 상승하면 공급이 어려워진다. 발전사업자 입장에서는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게 될 가능성이 더 커지게 된다. 결국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와 같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국내에도 전기요금 상승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조은아 활동가는 “에너지 전환에는 국가적으로도 비용이 들기 마련이다. 정부나 기업에서 부담을 해야겠지만 소비자들도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과 함께 전력요금의 인상도 어느정도는 감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국토의 전력망에서 성격이 다른 석탄과 재생에너지를 호환시키는 것은 어려운 문제다. 그래서 정부나 한국전력 등이 현재 전력 공급 체계를 개선해야 전력난에 따른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hkoh@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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